비대면 진료 앱서 전문약 추천…대법 "영리 목적 없어도 위법"

송민경 (변호사)기자
입력 2026.11.08 09:00 수정 2026.11.08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서 특정 전문의약품을 추천하고 다른 환자들의 리뷰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는 약사법이 금지하는 전문의약품 광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대표 A씨와 법인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비대면 원격진료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업체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2022년 5월부터 같은 해 6월까지 앱에 특정 전문의약품을 소개하는 서비스를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업체는 앱의 '원하는 약 처방받기' 항목에 'BEST 약품' 서비스를 마련했다. 피부·여드름, 탈모, 다이어트, 인공눈물, 알레르기 등 질환별로 특정 전문의약품을 선정해 게시하고, 이용자가 약품을 클릭하면 약품명과 효과, 가격은 물론 다른 환자들의 상세 리뷰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는 원하는 약을 장바구니에 담아 처방을 요청한 뒤 비대면 진료를 거쳐 해당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었다.

업체는 이후 서비스 명칭을 'BEST 약품'에서 '가장 많이 본 약품'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서비스가 전문의약품을 광고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A씨와 법인을 기소했다.

약사법 제68조는 전문의약품을 광고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 등 전문가의 판단을 거쳐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인 만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를 제한하는 것이다.

약사법상 광고란 전문의약품의 명칭이나 제조방법, 효능·성능 등 의약품에 관한 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널리 알릴 목적으로 이뤄지는 일체의 수단이나 이를 통해 정보를 알리는 행위를 의미한다.

1심 법원은 해당 서비스가 단순한 의약품 정보 제공을 넘어 전문의약품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의사의 판단에 앞서 환자가 직접 특정 의약품을 선택해 처방받도록 연계했다는 점, 클릭 수를 기준으로 선정한 약품을 'BEST'라고 표시해 가장 우수한 약품인 것처럼 오인하게 할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소개된 약품의 처방 건수가 다른 약품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A씨와 법인에 각각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2심 법원도 1심 법원의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광고 행위가 인정되기 위해 반드시 영리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 경제적 이익을 얻었는지와 관계없이 전문의약품에 관한 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는 행위 자체가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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