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관중의 함성이 가득한 야구장에서 특별한 실전훈련에 나선다. 올림픽 3관왕들이 빠지고 15세 여중생 국가대표가 등장하는 등 큰 변화를 겪은 한국 양궁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했다.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은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아시안게임 대비 야구장 특별훈련을 진행한다. 이번 훈련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평소 조용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양궁 선수들이 관중의 응원과 함성, 장내방송, 전광판 등 다양한 외부 자극 속에서도 자신의 루틴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후 3시55분부터 진행되는 훈련에는 리커브 대표팀 강채영(30·현대모비스), 오예진(23·광주은행), 이윤지(25·현대모비스), 김제덕(22·예천군청), 김우진(34·청주시청), 이우석(29·코오롱)과 컴파운드 대표팀 박예린(20·한국체대), 박정윤(29·창원시청), 강연서(15·부천G-스포츠), 김종호(32·현대제철), 최은규(33·울산남구청), 최용희(42·현대제철) 등 총 12명이 참가한다.
올해 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변화가 크다. 여자 리커브에서는 2024 파리올림픽 3관왕 임시현(23·현대모비스)이 국가대표 선발전 10위로 탈락했고, 2020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25·광주은행 텐텐)마저 최종 평가전 5위에 그쳐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놓쳤다.
대신 세계랭킹 1위 강채영을 중심으로 오예진과 이윤지가 처음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는다. 세계양궁연맹도 풍부한 국제무대 경험을 갖춘 강채영이 두 새 얼굴을 이끄는 구도에 주목했다.
경쟁도 만만치 않다. 중국을 비롯해 인도와 일본, 대만 등이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올해 월드컵에서 한국 여자 리커브는 상하이와 안탈리아 대회 단체전에서 모두 3위에 머무는 등 예전처럼 압도적인 흐름만을 보인 것은 아니다.
반대로 남자 리커브는 가장 안정적이다.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이 2024 파리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번 그대로 뭉쳤다. 세 선수는 올해 월드컵에서도 잇따라 남자 단체전 정상에 오르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컴파운드에서는 강연서의 등장이 가장 눈에 띈다. 2011년생인 강연서는 중학생으로는 한국 양궁 사상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된 데 이어 아시안게임 출전권까지 따냈다. 박예린, 박정윤과 함께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을 이룬다.
컴파운드는 이번 대회의 의미가 더욱 크다. 컴파운드 혼성 단체전이 2028 LA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한국으로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2년 뒤 올림픽 경쟁력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인도가 컴파운드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가져가며 한국의 전통적인 양궁 메달 판도를 뒤흔들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노린다. 남자부에서는 김종호와 최용희가 4회 연속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최은규까지 가세한다.
이날 훈련에서는 컴파운드 대표팀이 2엔드 경기를, 리커브 대표팀이 2세트 경기를 진행한다. 남녀 선수들이 교대로 발사하고 필요하면 슛오프까지 실시해 실제 국제대회와 비슷한 압박 상황을 만들 예정이다.
훈련을 마친 뒤에는 오예진과 김종호가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 시구에도 나선다.
올림픽 3관왕 두 명이 빠진 여자 리커브, 파리 금메달 멤버가 그대로 남은 남자 리커브, 그리고 LA 올림픽을 바라보며 새로운 경쟁에 들어간 컴파운드까지. 서로 다른 숙제를 안은 한국 양궁이 2만 관중의 함성 속에서 금빛 사냥을 위한 마지막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