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원픽은 전유석이었다" 4% 기적에 2m 리베로 출신 공격수 품은 박철우, 우리카드는 '왜' 금산의 허수봉 선택했나

김동윤 기자
2026.10.29 09:24
우리카드 박철우 감독은 2026~2027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4%의 확률을 뚫고 얻은 전체 3순위 지명권으로 중부대 전유석을 지명했다. 전유석은 중학교 시절 리베로로 활동했으나 고등학교 때 키가 200cm까지 자라며 수비 능력을 갖춘 아웃사이드 히터로 성장했다. 박 감독은 전유석을 가장 준비된 선수라고 평가하며 그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부대 전유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우리카드의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김동윤 기자

"우리 순번에서 뽑을 수 있는 최고의 선수를 뽑았다고 생각한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 박철우(41) 감독의 선택은 확고했다. 불과 4%의 확률을 뚫고 얻어낸 전체 3순위 지명권으로 선택한 선수는 '금산의 허수봉' 전유석(21·중부대)이었다. 한때 작은 키 때문에 리베로로 뛰었던 선수가 200㎝의 장신 아웃사이드 히터로 성장해 프로 구단의 최우선 지명 대상이 됐다.

우리카드는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전유석을 지명했다.

극적인 행운도 따랐다. 우리카드의 전체 1순위 추첨 확률은 4%에 불과했다. 삼성화재(35%), OK저축은행(30%), 한국전력(20%), KB손해보험(8%)에 이어 다섯 번째였다. 그러나 추첨 결과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에 이어 세 번째로 지명권을 행사하게 됐다.

예상대로 전체 1순위 윤경(20·인하대)이 OK저축은행으로 향하고, 현대캐피탈이 2순위로 장은석(20·한양대)을 선택하자 박철우 감독은 망설임 없이 전유석의 이름을 불렀다. 박 감독은 드래프트 직후 "처음부터 전유석을 가장 첫 번째로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우리 순번까지 전유석이 남아 있지 않다면 박우영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중부대 전유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우리카드의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전유석은 키 200㎝, 체중 91㎏의 아웃사이드 히터다. 면목초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해 문일중·문일고를 거쳐 중부대에서 성장했다. 무엇보다 독특한 이력이 눈에 띈다. 처음부터 큰 키를 자랑했던 선수는 아니었다. 지명 후 취재진과 만난 전유석은 "중학교 때는 키가 작아서 리베로 훈련을 했다. 수비 감각에는 자신이 있어 그쪽으로 가보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고등학교 1학년 때 코로나19로 6개월 정도 운동하지 못하는 동안 키가 갑자기 컸다. 178㎝에서 192㎝까지 자랐다. 키가 커지면서 공격까지 배우면 조금 더 독특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변경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작은 키 때문에 익힌 수비 기술이 오히려 프로 입성의 결정적인 무기가 된 셈이다. 박 감독은 "내 입장에서는 가장 준비된 선수라고 생각한다. 리베로를 했기 때문에 리시브가 되고, 신장이 갑자기 커지면서 리시브 능력이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격력은 프로에 와서 체력과 공격 기술을 보완하고 좋은 세터들과 호흡을 맞춘다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며 "공격력이 뛰어나거나 리시브 능력이 좋거나, 어느 한 가지가 갖춰져 있으면서 신장까지 있는 선수라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강원(36) 우리카드 코치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 코치는 "나 역시 전유석을 가장 좋게 봤다. 과거 리베로였던 경험을 생각하면 리베로만큼 리시브를 해주면서 공격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선수"라며 "신장도 2m다. 감독님의 지도를 받으면 정말 괜찮은 공격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 우리카드 신인 전유석은 허수봉을 롤모델로 삼았다. /사진=KOVO 제공

실제 대학 무대에서 보여준 기록도 기대를 뒷받침한다. 전유석은 2025년 KUSF 대학배구 U리그 공격상을 받았다. 올해 대한항공배 전국대학배구 단양대회에서는 공격 성공률 58%, 공격 효율 47%, 리시브 효율 43%를 기록했다. 공격 효율 2위와 리시브 효율 3위에 오른 데 이어 수비상까지 품었다.

2026년 KUSF 대학배구 U리그 정규리그에서도 18세트를 소화하며 57점, 공격 성공률 56%, 리시브 효율 32%를 기록했다. 공격과 수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아웃사이드 히터의 가능성을 보여준 수치다. 우리카드가 아닌 타 구단도 지명을 고려할 만큼 대학 시절 기록만으로도 전유석은 이번 드래프트 아웃사이드히터 중 잠재력은 톱3로 평가받았다.

전유석의 롤모델은 현대캐피탈 허수봉(28)이다. 왜인지 모르게 닮은 외모와 중부대가 위치한 충남 금산에서 '금산의 허수봉'으로 불린 것도 그 때문이다. 전유석은 "처음 별명이 붙었을 때는 부담도 됐지만 그만큼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 좋았다. 허수봉 선수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가 키까지 크면 굉장한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높이를 살린 블로킹과 공격도 발전시켜 나중에 국가대표팀에서 허수봉 선수와 대각으로 뛰고 싶다. 국제무대에서 함께 공격해 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중부대 전유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우리카드의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후 부모님과 사진 촬영에 임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배구선수 집안에서 자란 것도 성장에 힘이 됐다. 어머니 유연경(52) 씨는 과거 KGC 인삼공사(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서 활약하며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배구 국가대표로도 뛰었던 아웃사이드 히터 출신이다. 외할머니 황규옥(80) 씨는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아웃사이드히터.

외삼촌 유호석(54) 씨도 한국전력에서 아웃사이드히터로 뛰었던 배구인 출신 집안이다. 경찰 출신 아버지 역시 키 180㎝의 장신이다. 운동선수로 성공하기까지 얼마나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하는지 잘 알았던 가족들은 외동아들의 배구선수 도전을 처음에는 반대했다.

하지만 전유석은 가족들의 반대에도 배구선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중부대에서 기량을 키워 마침내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당초 우리카드의 2라운드 이내 지명만을 기대했다던 전유석은 "집이 서울이라 장충체육관에도 많이 갔고 우리카드에 오고 싶었다. 이렇게 높은 순위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에 왔지만, 이제부터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나를 1라운드에 뽑았는지 반드시 증명하겠다"라며 "이제 장충에 왔으니 다른 별명을 갖고 싶다. 나만의 전유석이 돼서 오히려 후배들에게 내 별명이 붙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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