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미국 내 군함 건조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 중인 미국 조선업체 오스탈USA가 2026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에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전환의 원인은 미 함정 건조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이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호주 증권거래소 공시 등을 통해 2026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에 미국 부문(오스탈USA)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이 2억280만호주달러(한화 약 199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5회계연도(9770만호주달러) 대비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 부문 매출은 13억8260만호주달러로 2025회계연도(13억8810만호주달러)와 거의 같았고 미국 조선 매출은 11억4020만호주달러로 3.9% 늘었다.
하지만 미국 건조 부문 EBIT은 2억2490만호주달러 적자로 2025회계연도(2130만호주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뒤집혔다. 오스탈은 미 해군의 예인·구조·인양함(T-ATS)과 상륙주정(LCU) 사업을 맡는 과정에서 역할이 후행 조선소(follow yard)에서 주관 조선소(lead yard)로 바뀌면서 당초 계약에 반영되지 않은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후행 조선소는 주관 조선소가 만든 기본 설계와 기술 자료를 바탕으로 후속 함정을 건조하는 조선소를 말한다. 주관 조선소는 함정 건조뿐 아니라 설계 변경과 기술 문제 해결 등 사업 전반의 기술적 책임까지 맡는다.
오스탈USA는 함정 건조 과정에서 늘어난 비용에 대해 신속한 계약상 구제(Accelerated Contractual Relief) 절차를 요구했으나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충당금을 회계상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속한 계약상 구제란 분쟁, 손실, 또는 추가 비용에 대해 정식 소송 등 장기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계약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빠르게 비용을 보전하는 것을 말한다. 오스탈은 정식 청구 절차도 밟아 비용 회수를 시도할 예정이다.
패트릭 그레그 오스탈 CEO(최고경영자)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한화의 인수 추진과 미 군함 사업 계약 구조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한 질의를 받고 "한화는 우리의 모든 계약 상황을 잘 알고 있고, 미국에서 그 내용을 다 안내받았다"고 답했다.
그레그 CEO는 한화의 오스탈USA 인수 거래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한화는 아주 오랫동안 관심을 유지해왔고 물러서지 않았다. (한화가) 실사에 확실히 착수했고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며 "우리가 접하는 보도와 이 사안이 공개돼 있다는 점으로 미뤄 미국 국방부 고위 인사들의 지지가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한화는 김동관 수석부회장 주도로 미국 조선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 축으로 두고 현지 생산기반 확대를 추진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는 2024년 오스탈 전체 인수를 처음 추진했지만 당시 오스탈 이사회는 국가안보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화는 올해 오스탈 전체가 아닌 미국 사업만 분리해 사들이는 방식을 택했다.
한화의 미국 현지법인인 한화디펜스USA는 오스탈USA의 기업가치를 최대 12억달러(1조6400억원)로 제시했다. 오스탈USA는 미 해군 함정과 핵잠수함 모듈(잠수함 조립 단위)을 생산하는 만큼 거래 성사를 위해서는 CFIUS(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등 미국 국가안보 심사를 거쳐야 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국내 탄약제조사)풍산 인수를 추진했다가 풍산 측이 철회하면서 무산됐다"며 "국내에서는 KAI(한국항공우주) 인수설이 회자되고 해외에서 미국 군함 사업 인수를 염두에 둔 확장을 시도하는 것은 수직계열화를 원하는 것으로 보이며 규제 환경이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