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팔아도 달러는 그대로… 외화예수금 19조원 '사상 최대'

해외주식 팔아도 달러는 그대로… 외화예수금 19조원 '사상 최대'

김지현 기자
2026.09.0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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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외화예수금 추이/그래픽=윤선정
증권사 외화예수금 추이/그래픽=윤선정

국내외 증시를 오가는 투자자들의 외화 대기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올 상반기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는 동안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해외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한 데다, 달러 강세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의 올해 상반기 외화예수금 기말잔액은 19조1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규정 도입 이후 사상 최대치다.

외화예수금이란 해외 주식·펀드 투자나 파생상품 거래를 위해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외화 투자자예탁금(달러·엔화 등)을 이른다. 해외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환전을 해뒀거나 해외 주식 매도 후 원화로 바꾸지 않은 경우 등이 해당한다.

현행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르면 증권사는 2021년 12월 말 이후로 투자자의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한다. 다만 예치 비율은 통화별로 달라 달러는 80%, 엔화는 50%가 적용된다. 달러 수요가 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실제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보유한 외화 규모는 최대 2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 외화예수금이 지난 1분기 말 대비 급증한 데는 국내 증시 활황과 해외주식 투자 대기,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2분기 국내 증시가 지난 3월 말 5277.30에서 6월 말 8476.48까지 3개월 만에 3000포인트 넘게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반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글로벌 증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왔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화증권 결제금액(주식)은 10억9910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4분기 순매도를 마지막으로 9분기 연속 순매수 흐름이 이어졌으나 지난 2분기 앞에서 멈췄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환차익 기대로 해외주식 매도대금을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달러로 보유하려는 수요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지난 3월 말 1530.1원에서 6월 말 1549.4원으로 19.3원 올랐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서둘러 원화로 환전할 유인이 크지 않았던 데다, 코스피 조정을 대비해 해외 증시에 재투자할 시점을 저울질하는 대기 수요도 외화예수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환율 상승은 외화예수금의 원화 환산 규모를 키우는 효과도 냈다. 외화예수금은 원화로 환산해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만큼 보유한 달러 규모가 같더라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장부상 잔액은 늘어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국내 주식 시장이 좋았고 비교적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이익을 실현한 해외주식 매도 물량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원화로 환전하지 않은 것은 미국 자산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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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김지현입니다. 제보 메일 모두 읽습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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