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근 앱코 대표 "다빈치도 없는 암 판별 센서 개발… 로봇 시장 정조준"

김건우 기자
2026.10.16 09:54
오광근 앱코 대표 /사진제공=앱코

"세계 1위 수술로봇 기업인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조차 아직 구현하지 못한 암 판별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앱코의 정밀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수술로봇 센서 시장을 선점하겠습니다."

오광근 앱코 대표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수술로봇 센서 전문 스타트업 '불스아이 바이오디바이시스(Bullseye Biodevices, 이하 불스아이)' 투자 배경과 향후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로드맵을 밝히며 이같이 강조했다.

앱코는 지난 7월 불스아이의 신주를 인수해 지분 40%를 확보했다. 불스아이는 미국 스티븐스 공과대학교생명공학과 김진호 부교수와 도니 미르 대표가 2024년 1월 뉴저지주 호보컨에 설립한 의료 스타트업이다.

오 대표는 세계 1위 수술로봇인 '다빈치'의 한계에 주목했다. '다빈치5'는 수술 기구가 받는 압력을 의사 손끝에 전달하는 촉각(포스 피드백) 기능을 처음 넣었지만, 기구 끝이 닿은 부위가 암인지 정상 조직인지는 가려내지 못한다.

오 대표는 "다빈치5가 조직에 닿는 물리적 힘만 알려주는 수준이라면, 불스아이의 '로보틱 핑거(Robotic Finger)'는 조직을 살짝 눌러 딱딱한 정도(강성)와 전기가 통하는 정도(생체 임피던스), 광학 신호를 동시에 측정해 암인지 정상인지를 0.01초 만에 감지해내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실험 데이터도 이를 증명한다. 김진호 교수 연구팀이 미국흉부외과학회(AATS 2026)에서 발표한 연구를 보면, 적출한 돼지 폐 속 2㎝깊이에 심은 모사 종양은 수술실에서 흔히 쓰는 근적외선 형광 영상에 전혀 잡히지 않았다. 반면 불스아이 센서는 강성과 전기 임피던스 신호로 2㎝ 깊이 종양의 위치와 윤곽을 뚜렷하게 가려냈다. 이 연구 초록에는 오 대표 역시 3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오 대표는 "초록에 직접 저자로 참여할 만큼 기술의 임상적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확인했다"며 "암 조직 깊이에 따라 신호 차이가 줄어드는 한계점까지 데이터로 확인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했다"고 전했다.

오 대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게이밍기어를 넘어 의료 로보틱스 분야로 신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지난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사업목적에 '지능형 의료 로보틱스, 바이오센서 및 생체신호 분석장치 연구개발'을 추가하며 사업 다각화의 기반을 다졌다.

불스아이는 센서 장비 판매뿐 아니라 수술마다 쓰이는 일회용 멸균 프로브로 지속적인 매출을 내는 구조를 갖췄다. 앱코는 여기에 키보드와 충전함 등을 직접 만들어온 제조 경험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오 대표는 상용화 일정에 대해 "현재 동물 조직 실험으로 개념 검증(PoC)을 마친 상태"라며 "앞으로 절제된 인간 암 조직 대상 검증을 거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사전 미팅을 진행하는 등 단계별 인허가 절차를 차질 없이 밟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증 폐 실시간 AI(인공지능) 평가 장비와 다중센서 로봇 내시경 등 후속 파이프라인의 사업화 권리를 순차적으로 패키징하는 한편, 인허가 부담이 적은 산업용 비파괴 검사 장비로 조기 매출도 창출할 것"이라며 "세계 1위 로봇 기업도 풀지 못한 기술을 앱코의 하드웨어 양산 노하우와 결합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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