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일본 중견 증권사 산코증권을 인수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자기매매업으로 시작해 궁극적으로 일본 현지에서 리테일 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미국 중간 지주회사를 통해 산코증권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미국 주식과 글로벌 금융상품을 일본 시장에서 판매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자회사 미래에셋시큐리티홀딩스(US 홀딩스)를 통해 일본 오카산증권그룹 산하 산코증권의 지분 100%를 취득하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하기로 의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거래를 위해 US 홀딩스에 약 1006억원(약 120억엔)을 출자한다. 출자금 일부는 산코증권 주식 취득대금으로 쓴다. 나머지는 산코증권에 투입해 일본 내 사업 확장 재원으로 활용한다.
산코증권은 자기매매 업무에 특화된 증권사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인수로 일본 주식 자기매매 사업에 진출한다. 자기매매는 증권사가 고객 돈이 아닌 자기 돈으로 주식·채권을 사고팔아 이익을 내는 사업이다.
궁극적으로는 일본 현지 리테일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코증권은 지난 5월 리테일 사업을 정리하고 자기매매 업무에 집중하고 있으나 주식·채권 매매와 인수 업무가 가능한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자'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산코증권 인수로 이 면허를 확보해 일본 사업 기반을 빠르게 다질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이 US 홀딩스를 통해 산코증권을 인수한 것은 앞으로 미국 주식 등 글로벌 금융상품을 판매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운용사 글로벌X를 인수하며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글로벌X는 AI(인공지능)·로봇·반도체·클라우드·우주항공 등 혁신 산업 중심의 ETF를 늘리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자본시장은 밸류업 정책과 NISA(소액투자 비과세제도) 도입, 해외자금 유입 등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미래에셋은 글로벌X의 금융상품을 일본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지정학적 위험도 낮아 안정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미래에셋증권이 앞으로 오카산증권그룹과 상품·서비스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을 거론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GSO(글로벌 전략가)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미래에셋3.0'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확장과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정 국가나 자산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경기 사이클 변화에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일본 현지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지 시장과 제도에 맞춰 사업을 준비하고 장래적으로 리테일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말 기준 홍콩·미국·인도·베트남 등 전 세계 11개 지역에서 현지법인 25개와 사무소 3개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인력은 약 53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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