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해킹에 8조원을 상회하는 피해를 입고, 자산 출고(출금)를 전면 중단했다. 재개시점은 다음달 1일 낮 2시(이하 한국시간) 전후로 제시하면서 손실을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게시해 "추정 총 피해규모는 약 63억달러(8조4000억원)"라며 "블록체인 협력사와 함께 영향을 받은 자산을 동결했고, 현재까지 온체인에서 약 30억달러(4조원)가 동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용자 자산 보호기금(SAFU)과 회사 자금을 통해 모든 손실을 보상할 것이다. 사용자 자금은 안전하다"며 "복구조치가 완료되는 대로 갱신된 준비금 증명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SAFU는 바이낸스가 2018년 7월 조성했다. 지난 13일 밝힌 기금 규모는 약 10억달러(1조3000억원)다.
바이낸스는 이날 오전 가상자산 출고를 중단하며 보안 점검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오후 7시 현재 자산 입고와 거래는 유지하고 있다.
오후 1시36분 글에선 '48시간 이내', 오후 5시47분 글에선 '45시간 이내' 자산 출고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다음달 1일 오후 1시36분, 오후 2시47분을 각각 가리킨다.
사고 경위에 대해 바이낸스는 "한 데브옵스(DevOps·개발 및 운영)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해킹돼 공격자가 서비스 컨테이너에 접근한 뒤 무단 인출거래를 주문한 것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갑 개인키 유출에 대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글에선 "후속 조사과정에서 추가적인 침해경로가 발견됐다"며 "이번 공격은 복잡한 양상을 띠며, 법 집행기관과 협력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사고 여파로 빚어진 위험회피 심리가 대량매도를 촉발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돌발 급락을 빚었다. 코인마켓캡 기준 주중 7만9000~8만1000달러대에서 등락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1시를 기점으로 낙폭을 넓혀 오전 11시 7만6000달러대까지 내려앉았다. 오후 7시 거래가는 7만7567달러로 소폭 반등한 상태다.
블록체인 분석업체들은 공격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TRM랩스는 북한 해커 집단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가 공격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잭XBT(ZachXBT)는 북한 집단 '라자루스'를 배후로 봤다. 블록에이드도 공격 수법과 정교함이 과거 북한 해커의 활동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북한 해커들은 지난해 2월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비트에서 약 15억달러(2조원)를 탈취한 바 있다. 체이널리시스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규모는 20억달러(2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