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파모' 논란 왜 불거졌나…'서바이벌·무빙타깃'에 커지는 불만

김소연 기자
2026.09.30 15:17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3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가대표 AI(인공지능) 모델을 선발하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내 주요 ICT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서바이벌 형식인데다, 매번 평가 기준도 달라져 탈락 기업을 중심으로 이의제기와 불만이 이어지는 탓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9일 밤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독파모는 계속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사업 지속 의지를 밝혔다. 배 부총리는 "프론티어 AI에 도전한다고 독파모를 멈춰서는 안 된다"며 "제조·금융·의료·공공서비스와 피지컬 AI 등에서는 비용과 속도, 보안, 전문성을 고려한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독파모 3차 단계평가가 중단되고, 독파모가 별도의 프런티어 AI 프로젝트에 통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프런티어 AI가 기업들의 출자를 받는 SPC(특수목적법인) 방식으로 추진될 경우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스타트업의 참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매 단계 평가마다 논란된 '독파모'…왜?

독파모는 예비 선발 때부터 화제가 됐다. 일단 굴지의 ICT 기업들이 국가 프로젝트에 서바이벌 형태로 참여하는 것부터 화제성이 클 수 밖에 없다. 먼저 예비 선발전에서는 국내 양대 빅테크로 불리는 카카오가 탈락했다. 국가대표 정예팀 5개사를 대상으로 한 1차 평가에서는 유력 우승 후보로 꼽혔던 네이버(NAVER)가 '독자 기술' 논란 속 떨어지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후 패자부활전으로 선발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2차 단계평가 중 글로벌 AI 벤치마크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도 탈락했고 정부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평가 과정에서는 특정 벤치마크에 맞춰 성능을 높이는 '벤치맥싱' 논란도 불거졌다. 이번에는 독파모 중단 우려까지 더해졌다.

업계에서는 논란의 원인으로 '서바이벌 방식'과 '무빙 타깃'식 평가를 꼽는다. 서바이벌 방식은 합격 기업의 기술과 서비스를 대중에게 알리는 홍보효과가 분명하지만, 탈락 기업에는 상처가 된다. 실제 업스테이지는 독파모 참여 이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고, SK텔레콤과 NC AI도 AI 기업으로 이미지를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반면 카카오와 네이버는 상처를 입었다.

또 평가 기준이 시기마다 달라져 기업들이 새로운 기준에 맞춰 모델을 다시 개발해야 한다는 어려움, 평가 공정성 논란도 있다.

독파모 출범 당시만 해도 챗GPT를 중심으로 한 챗봇이 화제였다. 이에 당시 AI의 핵심 경쟁력은 LLM(거대언어모델)의 언어 이해·생성 능력으로 꼽혔다. 그러나 AI 에이전트에 이어 프런티어 AI가 급부상하면서 평가 요소도 달라졌다. 정부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논란의 빌미가 되기엔 충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6개월 안에 새로운 평가방식에 맞춰 매번 새로운 모델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최근엔 프런티어 AI 추진을 둘러싼 불안도 커진다. 독파모 우승 기업이 국가전략자산이 될 프런티어 AI 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프런티어 AI가 독파모와 다른 별도의 프로젝트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한 기업 고위 관계자는 "독파모가 프런티어 AI에 도전하는 취지라 여기고 참여했는데 방향이 바뀌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다른 프런티어 모델이 생겼을 때 독자 AI 모델이 지속 가능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 AX(AI 전환), 산업 특화 AI를 내세우지만 기업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란 역시 한국이 AI 강국으로 거듭나는 과정의 성장통으로 본다. 독파모를 둘러싼 논쟁 자체가 국내 AI 기술과 소버린 AI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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