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중국 스파이로 의심받는 여성과의 불륜 관계를 인정했다. 엔비디아는 황 CEO가 외국 정보기관의 정보 수집 대상이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독립 조사에 착수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엔비디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나는 아내에게 불성실했다. 내 행동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내가 한 행동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황 CEO가 불륜 관계를 인정한 여성은 앨리스 황이다. 엔비디아 고객사인 싱가포르 클라우드 기업 메가스피드의 전직 임원이다. 앞서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보당국이 앨리스 황을 중국 국가안전부에 포섭된 인물로 판단했고 황 CEO를 상대로 정보 수집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언론에서도 두 사람의 친밀한 모습이 공개됐다. TVBS에 따르면 지난해 황 CEO가 대만 타이베이의 음식점 '삼육식부'에서 앨리스 황과 식사한 뒤 함께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앨리스 황이 황 CEO의 뺨에 입을 맞추는 장면도 공개됐다.
엔비디아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황 CEO를 겨냥한 외국 정보기관의 정보 수집 시도가 있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독립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외부 법률 전문가의 지원을 받아 조사를 감독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이사회는 "미국 국가안보나 엔비디아의 기밀이 침해됐다고 믿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CEO도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엔비디아는 황 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회사 대변인은 황 CEO가 중단 없이 CEO직을 계속 수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역시 황 CEO와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미국 의회도 관련 의혹을 주시하고 있다. 하원 외교위원회와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정보위원회 위원장들은 오는 18일 비공개 브리핑을 열어 중국 정보기관과의 연관성 의혹과 엔비디아의 산업기밀 보호 체계를 설명할 것을 황 CEO에게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황 CEO의 사생활 논란을 넘어 미국 국가안보와 기업 기밀 보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한편 황 CEO의 딸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로보틱스 부문 수석디렉터는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 당초 8일 한국에 입국해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AI 데이 서울 2026'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면담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