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소아과~대학병원 묶은 '소아 진료망' 효과…"보상·인력 강화는 숙제"

홍효진 기자
2026.08.28 16:53

'소아의료 협력 시범사업' 중심병원 80% "긍정적" 평가
"보상구조 개편·인력공백 대책 필요…제도적 보완" 요구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소청병협) 회장이 28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에서 보건복지부 '소아진료 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동네 의원과 2·3차 병원을 지역 내 '소아 진료망'으로 묶는 정부 시범사업 관련, 진료망의 '허브' 역할을 하는 2차병원을 중심으로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다만 본사업 전환 시 소아청소년과(소청과)의 만성적 인력 부족에 대한 근본적 대책과 수가체계 개선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이어졌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소청병협)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28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 '소아진료 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이하 소아진료 협력사업)에 대해 "병원 간 의뢰·회송 체계가 실제로 작동해 중심 병원에선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면서도 "숙련된 인력 부족과 보상 구조를 개선해 본사업에선 보다 면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아진료 협력사업은 중등증 이상 소아 환자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2024년 8월 시행됐다. 동네 소청의원(1차·참여기관)과 병원(2차·중심기관),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3차·배후기관)를 '지역 진료 네트워크'로 묶어 운영하는 구조다. 보호자가 직접 병원을 알아볼 필요 없이 의료기관 간 직통 연락망을 구축, 환자 중증도에 맞는 병원으로 연계(의뢰·회송)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전국에서 20개 협력체계(의료기관 213곳)로 운영 중이다.

소청병협은 이번 시범사업 관련 진료망 내 1차 기관 10곳, 2차 기관 15곳, 미참여 기관 16곳을 대상으로 관련 의견을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2차 기관의 경우 응답 기관의 53.3%가 '사업 참여가 소아의료체계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26.7%)는 응답을 합하면 80%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사진제공=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반면 1차 기관에선 부정적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야간·휴일 진료 중 시범사업 지원금 및 소아전문관리료가 적용된 범위'에 대해 묻자 설문에 응답한 1차 기관의 40%가 '일부에만 적용된다'고 답했고, '파악이 어렵다'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는 답변도 각각 30%와 20%였다.

현장에선 특히 보상 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2차 기관에서도 가장 어려운 점으로 '현행 수가 및 지원 수준이 실제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 대비 부족한 것'(46.7)을 꼽았다. 본사업 전환 시 '실제 의뢰·전원 건수뿐 아니라 협력체계 유지·참여 자체의 기본 보상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60%에 달했다.

설문에 참여한 1차 기관의 60%도 '수가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배후기관 보상 신설 및 인력 기준 현실화도 언급됐다.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소청병원은 지원금 규모 확대 등 조건을 개선하면 본사업에 참여하겠단 응답이 43.6%로 가장 많았다.

/사진제공=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이날 소청병협은 만성화된 인력 공백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 제시도 촉구했다. 이달 전공의 의국 졸업으로 3차 병원 내 숙련 인력 공백이 불가피한데다, 올해 하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중 소청과는 88명 모집에 지원자가 1명에 그친 상황이다.

최 회장은 "최근 한 대학병원으로부터 4년차 전공의 퇴국으로 9월부터 병동 당직 의사가 부족해, 신규 당직 인력이 확보 전까지 응급실을 통한 소아병동 입원을 잠정 중단한단 통보를 받았다"며 "2차 병원들이 환자를 소화하지 못하고 (대학병원으로)넘기는 과정에서 공백이 심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형 소청병협 부회장(전주 다솔병원장)은 "올해 나이 70세인데 현장을 지키고 있다"며 "소아진료 협력사업이 본사업에서 큰 성과를 내려면 현장 개선점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범 사업이 오는 12월 종료되는 가운데 정부는 4분기 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본사업 전환을 논의하겠단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현재 시범사업 효과 평가와 개선방안 연구를 진행 중으로 11월까지 예정돼 있다"며 "사업 운영 성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시범사업 연장 및 본사업 전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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