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과 지금, 기술력 천지 차이"…'K-mRNA 백신' 자신한 이유

홍효진 기자
2026.09.09 16:41

[인터뷰]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
향후 2년 내 'mRNA 백신' 국산화
치료제도 개발…"2030년 임상 진입"

남재환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장이 지난 2일 충북 청주 본원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질병관리청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6년 전과 지금의 기술력은 하늘과 땅 차이죠. 분명 다를 겁니다."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지난 2일 충북 청주 본원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국내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기술력에 대해 이같이 공언했다. 올해 1월부터 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그는 바이러스 연구 경력 30년 이상의 전문가이자 질병관리청 mRNA 백신 개발 사업의 총괄 책임자다. 남 원장은 "지금은 2020년 대비 mRNA 백신의 연구자 규모부터 다르다"며 "현재 기술력이라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백신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2015년부터 mRNA 백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남 원장은 우리나라에 이 분야를 사실상 처음 알린 인물로 꼽힌다. mRNA 백신 핵심 요소인 발현체와 전달체(지질나노입자·LNP)를 자체 개발하고, 국내 첫 개인 맞춤형 mRNA 기반 암 백신 전임상 단계에서 항암 효과를 입증하는 등 체계화된 연구 모델을 구축했단 평가를 받는다.

이번 국책사업은 코로나19 mRNA 백신 전량 국산화와 신속 개발 mRNA 플랫폼 확보 등 주요 과제를 향후 2년 내 마치는 게 목표다. 사업에 참여한 GC녹십자와 한국BMI 컨소시엄이 각각 임상 2상과 1상에 진입해 있다.

남 원장은 국산 mRNA 백신 모델의 활용 범위를 치료제로도 넓힐 계획이다. 우선 '항체 라이브러리' 구축에 나선다. 이는 항체 유전 서열과 아미노산 배열 정보를 담는 일종의 '보관 창고' 개념이다. 유통기한이 정해진 항체 자체와 달리 항체를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수십년 이상 보관할 수 있다. 통상 항체 1개를 만드는 데 최소 60억원 이상이 투입되고 보관 기간은 최대 3년 남짓에 그친다.

남 원장은 "바이러스 항체 자체를 미리 장기간 보관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항체 서열 데이터라면 얘기가 다르다"며 "항체 라이브러리와 mRNA 플랫폼을 활용하면 어떤 바이러스가 와도 3주 안에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28~2029년 예방용 백신 임상 3상 완료와 2030년 항체 치료제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 현재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mRNA 항체 치료제 연구도 진행 중으로, 관련 치료 효과를 입증한 논문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국산 백신 성과를 위해선 예산은 더 확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산 mRNA 백신의 임상 3상을 계획한 내년은 이번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기다. 관련 내년 정부 예산은 405억원으로 올해(264억원) 대비 증액됐지만, 통상 수년에 달하는 3상 기간을 크게 단축해 추진 중인데다 평균 투입 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한단 점 등을 감안하면 추가 예산 확보가 불가피해 보인다.

남재환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장이 지난 2일 충북 청주 본원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질병관리청

최근 모더나와 머크(MSD)가 공동 개발 중인 mRNA 암 백신이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낸 가운데, 남 원장은 "국내 역량도 뒤지지 않는다"고 진단하면서도 '생산력의 한계'를 꼬집었다. 남 원장은 "국내 대부분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설비는 대량 생산 중심"이라며 "mRNA 암 백신은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되는 만큼 소량 생산 작업이 필요하다. 관련 시설 구축과 임상 비용을 감당하는 게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남 원장은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 기능을 강화하겠단 의지도 보였다. 이를 위해 5개 팀으로 구성된 원내 '집중 연구단'을 내년 10~15개 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집중 연구단은 연구자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여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올해 처음 구성된 조직이다.

연구원의 새 비전은 5개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팬데믹에 즉각 대응하는 '신속성', 국민이 필요한 문제에 집중하는 '현장성', 한국인 맞춤형 연구 기준을 위한 '표준성', 개인정보 보호를 전제로 국내외 과학계에 데이터를 공개해 활용성을 높이는 '개방성', 연구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책무성(또는 홍보성)'이다.

남 원장은 "국립보건연구원이 80년 이상의 역사가 있는 기관임에도 그동안 국민들껜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국민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고 관련 성과 등을 통해 연구원을 더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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