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포스트 렉라자' 개발 청사진 공개…"내년 조건부허가 IND 목표"

정기종 기자
2026.09.14 16:35

"YH42946, 렉라자 이을 핵심 파이프라인"…연내 초기 임상 결과 확보, 내년 초 파트2 진입
획득성 HER2 변이·CNS서 차별화 노려…데이터 확보 후 글로벌 파트너링 검토

유한양행 본사 전경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이 '포스트 렉라자'로 꼽히는 폐암 신약 후보물질 'YH42946' 개발에 속도를 낸다. 올해 말 초기 임상 결과를 확보하고 내년 국내 조건부허가를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이 목표다.

14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회사는 YH42946을 글로벌 항암 시장 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빠른 임상 개발을 통해 내년 국내 조건부허가를 위한 IND를 제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과 후속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YH42946은 HER2 이상과 EGFR 엑손20 삽입변이를 표적하는 경구용 저분자 티로신키나아제억제제(TKI)다. 유한양행이 2023년 제이인츠바이오로부터 기술이전 받아 개발하고 있다. 현재 HER2 돌연변이·증폭·과발현 또는 EGFR 엑손20 삽입변이를 동반한 국소진행성·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WCLC 2026)에서 YH42946의 연구 배경과 개발전략, 임상시험 설계를 공개했다. 임상 결과 발표가 아닌 '진행 중 임상시험'(Clinical Trials in Progress) 형태다. 회사는 이번 발표를 향후 임상 데이터 공개에 앞서 YH42946의 연구 개념과 글로벌 개발 방향을 국제 학계와 의료진에 제시하는 단계로 평가했다.

현재 임상에서는 적정 용량과 투여전략을 찾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파트1에서 5㎎부터 최대 240㎎까지 단계적으로 용량을 높이고 있으며 당초 1일 1회(QD) 투여에 더해 약동학(PK) 모델링·시뮬레이션 결과를 반영한 1일 2회(BID) 코호트를 추가했다. 일부 용량에서는 추가 환자를 등록하는 '백필'(backfill) 방식으로 안전성과 약동학(PK), 효능 데이터를 보강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임상 1상에서 확보되는 안전성, 내약성, PK 및 초기 유효성 결과를 근거로 적정 용량을 결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정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후속 개발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에서는 파트1에서 선정한 2개 용량을 1대1 무작위 배정해 비교하고 권장용량(RD)을 결정한다. 이후 HER2 이상을 동반한 다른 고형암으로 평가 범위를 넓힌다. 파트1의 안전성·내약성·PK와 예비 항종양 효과를 포함한 초기 결과는 올해 말 도출하고, 2개 용량 선정이 완료되면 2027년 초 파트2(용량 확장)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선민 연세암병원 교수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 중인 세계폐암학회에서 ''YH42946' 임상 계획 포스터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첫 초기 데이터는 YH42946이 치열해진 HER2 표적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판단할 근거가 된다.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TKI 등 치료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기존 치료제와 정면으로 효능만 경쟁하기보다 아직 남아 있는 내성 및 중추신경계(CNS) 전이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YH42946의 차별화 지점으로 보고 있다.

특히 회사가 주목하는 영역은 기존 HER2 표적치료제나 경쟁 TKI 치료 이후 발생하는 획득성 HER2 변이다. 유한양행은 이 환자군에서 임상적 개념입증(PoC)을 확보하는 것을 중요한 차별화 요소로 보고 있다. 전임상에서 확인한 CNS 활성 가능성이 실제 환자에서도 이어지는지도 후속 임상을 통해 평가할 계획이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YH42946은 HER2 이상 및 EGFR 엑손20 삽입변이를 동반한 고형암 환자에게 경구 투여가 가능하면서도 뇌전이 병변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며 "안전성과 항종양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권장용량 확립과 후속 개발을 신속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이 YH42946의 개발 속도를 높이는 배경에는 렉라자의 성공 경험도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자체 개발하던 2018년 얀센에 최대 12억5500만달러(약 1조989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후 글로벌 임상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상업화로 이어졌고 유한양행은 계약금과 개발·허가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로 누적 약 2억달러(약 2690억원)를 확보했다. 글로벌 판매에 따른 로열티 수익도 받고 있다.

다만 YH42946의 사업화 경로를 렉라자와 같은 기술수출 방식으로 미리 정해놓지는 않았다. 유한양행은 현재 글로벌 파트너를 찾는 것보다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우선 국내 조건부허가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한 뒤 경쟁력 있는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되면 글로벌 개발 및 사업화 협력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기술이전 및 파트너링 시장에서는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어 최우선 과제는 YH42946의 임상적 가치를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라며 "자체 개발과 전략적 파트너링 모두에 열려 있으며, 환자 접근성을 확대하고 YH42946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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