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DWN12088)의 글로벌 임상 2상에 등록된 전체 환자 104명의 특성을 처음 공개했다. 기존 항섬유화제를 사용 중인 환자와 사용하지 않는 환자를 모두 포함한 임상으로, 대웅제약은 내년 상반기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주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6 유럽호흡기학회'(ERS 2026)에서 베르시포로신 글로벌 임상 2상 전체 등록 환자의 특성 분석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다양한 염증과 섬유화 신호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콜라겐이 과도하게 생성·축적되는 질환이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중인 베르시포로신은 프롤릴-tRNA 합성효소(PRS)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섬유화 과정에서 과도한 콜라겐 생성을 감소시키는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기존 항섬유화제가 섬유화 신호의 특정 경로를 조절하는 것과 달리 베르시포로신은 다양한 섬유화 신호가 최종적으로 수렴하는 콜라겐 합성 단계에 직접 작용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이를 토대로 베르시포로신의 단독 투여뿐 아니라 기존 항섬유화제와 병용하는 치료 전략도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2상에 등록된 전체 환자의 치료 전 특성을 분석한 결과다. 대웅제약은 앞서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국제학술대회'(KATRDIC 2025)에서 임상 2상 중간 등록 현황을 공개했으며 이번 학회에서 전체 환자 데이터를 처음 발표했다.
전체 환자 104명 가운데 한국 환자는 55명(52.9%), 미국 환자는 49명(47.1%)이었다. 기존 항섬유화제를 투여 중인 환자는 71명으로 68.3%를 차지했고 사용하지 않는 환자는 33명(31.7%)이었다. 두 환자군의 전반적인 치료 전 특성은 대체로 유사했다.
환자들의 평균 노력성 폐활량(FVC)은 정상 예측치의 약 77%, 폐확산능(DLCO)은 약 51%였다. 이번 발표는 환자들의 치료 전 특성을 분석한 것으로 베르시포로신의 유효성이나 안전성 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글로벌 임상 2상은 한국과 미국에서 무작위배정·이중눈가림·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환자들은 베르시포로신 또는 위약을 하루 2회씩 24주간 투여받는다. 기존 항섬유화제인 피르페니돈 또는 닌테다닙과 병용도 허용한다.
임상에서는 기존 항섬유화제 사용 여부에 따라 환자를 나눠 무작위배정했다. 이를 통해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와 사용하지 않는 환자에서 베르시포로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도록 설계했다.
대웅제약은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2027년 상반기 주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베르시포로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과 신속심사제도(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됐으며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연구에 참여한 박무석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과 미국에서 등록을 완료한 104명 IPF 환자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며 "기존 항섬유화제 사용 여부를 포함해 다양한 임상적 특성을 가진 환자들이 포함된 만큼 향후 베르시포로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2027년 상반기 임상 2상 주요 결과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후속 글로벌 개발과 사업화를 차질 없이 추진해 전 세계 IPF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