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대부분을 없앤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일반 커피를 마셨을 때와 비슷한 지질대사·항산화 효과가 나타났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커피의 건강 효과가 카페인 외에 클로로젠산·트리고넬린 등 다른 생리활성 성분과 관련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다.
브라질 플루미넨시연방대학(UFF) 약학부 아드리엔 리마(Adriene Ribeiro Lima) 연구팀은 일반 커피, 디카페인 커피가 고지혈증 쥐의 혈중 지질과 간 지방ㆍ산화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컷 쥐 30마리를 6개 그룹으로 나눴다. △정상 식이를 하는 그룹(대조군) △고콜레스테롤 식이를 하는 그룹(대조군) 외 나머지 네 그룹에는 고콜레스테롤 식이와 함께 각각 △아라비카 일반 커피 △디카페인 커피 △카네포라 일반 커피 △디카페인 커피를 몸무게 1㎏당 7.2㎖씩 환산해 42일간 매일 마시게 했다.
디카페인 제조 과정에서 커피의 성분 구성은 크게 바뀌었는데, 아라비카와 카네포라의 카페인 함량은 각각 94%, 97%씩 줄었다.
실험 결과, 디카페인 커피 시료에서는 총 클로로젠산(커피에 든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 함량이 일반 커피 시료보다 많았다. 아라비카 일반 커피의 총 클로로젠산 함량은 1ℓ당 422㎎이었지만 디카페인 커피에서는 748㎎이었고, 카네포라는 각각 352㎎, 1268㎎이었다.
연구팀은 "디카페인 제조 과정이 카페인만 제거하는 게 아니라, 여러 생리활성 성분의 구성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페인 함량의 큰 차이와 달리 동물의 지질대사·항산화 지표에서는 네 커피 그룹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이 네 커피 섭취 그룹을 통합해 고지혈증 대조그룹과 비교한 결과, 비(非)-HDL 콜레스테롤 농도는 94㎎/㎗에서 72㎎/㎗로 23.5% 감소했다. 중성지방 함량은 80㎎/㎗에서 44.6㎎/㎗로 44.3%나 줄었다.
간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간의 지질 함량은 고지혈증 대조그룹의 10.8%에서 커피 섭취 그룹 8.1%로, 25.2% 감소했다. 산화스트레스로 인해 세포막 지방이 손상되는 정도를 보여주는 간 지질 과산화 지표도 단백질 1㎎당 85.7nmol MDA에서 28nmol로 67.3% 낮았다.
특히 연구팀이 주목한 건 이런 효과가 커피 종류나 카페인 함량에 좌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일반 커피와 비슷한 지질대사·항산화 효과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커피의 생리활성이 카페인 하나로 설명되기보다 클로로젠산, 트리고넬린, 페놀 화합물, 멜라노이딘 등 여러 비카페인 성분의 복합적인 작용에서 비롯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카페인 섭취를 줄이기 위해 디카페인 커피를 선택하더라도 커피의 일부 생리활성을 유지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면 중성지방이 44% 감소한다'고 해석해선 안 된다. 이번 연구는 고콜레스테롤 식이를 한 쥐 30마리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이다. 연구팀도 사람을 대상으로 디카페인 커피와 일반 커피의 장기적인 대사 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임상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커피 디카페인 처리가 음료의 생리활성 성분, 항산화 활성과 고지혈증 쥐의 지질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이번 연구 결과는 식품 분야의 국제학술지 '식품과학저널'(Journal of Food 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