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최초·최고 개발' 잠재력 갖춰"

김도윤 기자
입력 2026.11.09 03:00 수정 2026.11.09 03:00

英제약전문지, 韓 찾은 이유는
韓, 전세계 신약 후보물질 14% 차지… 아·태지역 선두
"혁신 파이프라인, 글로벌 임상 통한 성과 검증 집중할때"

율리아 루카이티테 파마보드룸 아시아 헤드. /사진 제공=바이젠셀

영국 제약·바이오 전문매체 '파마보드룸'(Pharma Boardroom)이 약 7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파마보드룸은 화이자와 로슈 등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와 산업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블룸버그터미널에 리포트(보고서)를 유통한다. 한국 기업 리포트 발행은 2019년이 마지막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 한국 기업 인터뷰를 시작한 파마보드룸의 율리아 루카이티테 아시아 헤드는 8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K바이오'가 세계적인 수준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루카이티테 헤드는 올해 한국을 다시 찾은 이유로 K바이오의 글로벌 위상강화와 R&D(연구·개발) 성과, 정책 및 시장접근성의 변화 등을 꼽았다. 특히 파이프라인의 다양성과 과학기술 수준의 발전, 바이오의약품 대량생산 역량이 매우 빠르게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루카이티테 헤드는 "2019년 한국 바이오기업은 줄기세포와 재생의료 분야에 관심이 많았지만 지금은 ADC(항체-약물접합체)와 이중항체, 표적치료제, AI(인공지능) 기반 신약 등 혁신적인 파이프라인을 두루 보유했다"며 "글로벌 파이프라인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은 전세계에서 개발하는 파이프라인의 약 14%를 차지하며 세계 최상위권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선두"라며 "한국 파이프라인의 상당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또는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으로 개발될 잠재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루카이티테 헤드는 또 한국 바이오산업을 보는 글로벌 시장의 시각이 극적으로 달라졌다는 사실을 실감한다고 강조했다. 루카이티테 헤드는 "과거 글로벌 제약업계는 한국을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중심의 시장으로 인식했다"며 "하지만 이제 최첨단 혁신의 실질적 원천으로 인정하고 새로운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파이프라인과 기술을 발굴한다"고 말했다.

루카이티테 헤드는 K바이오가 앞으로 10년간 글로벌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후기임상에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루카이티테 헤드는 "높은 잠재력을 지닌 K바이오의 과학기술 플랫폼을 글로벌 후기임상에서 성과로 검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초기 단계 플랫폼 기술의 기술이전에서 더 나아가 한국 기업이 자체보유한 파이프라인을 글로벌 2~3상까지 직접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완전한 상업적 가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바이오 생태계의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는 기업간 M&A(인수·합병)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잠재력을 갖춘 수많은 중소 바이오테크가 서로 합병하거나 힘을 합치면 규모를 키워 글로벌 시장과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초기 바이오벤처에 상당한 규모의 지원을 제공하지만 글로벌 임상시험에 진입한 많은 바이오테크가 투자유치 접근성 문제에 시달린다"며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자본시장과 소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파마보드룸은 내년 1분기부터 한국 기업 리포트를 발간할 계획이다. 루카이티테 헤드는 "K바이오의 연구 및 상업화 성과를 전세계 80만명 이상의 파마보드룸 독자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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