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이후 국내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업종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의약품 관세와 중국 바이오기업 견제정책이 유지되는 가운데 앞으로 의료지원 확대기조가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와 CDMO(위탁개발생산)기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면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코스피지수는 5859.08에서 5059.69로 13.64% 하락했다.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압승한 '블루웨이브'(Blue Wave)에 따라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불안 심리가 작용하며 대형 반도체 주가를 끌어내린 탓이다.
반면 같은 기간에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기업으로 구성된 '코스피200 헬스케어지수'는 1912.23에서 2081.25로 8.84% 올라 전체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제약·바이오업종 전반을 포함한 코스피 제약 지수도 7.19%(15399.18→16506.81) 올라 시장 전반의 침체 분위기와는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의약품 가격인하와 환자의 의료접근성 확대를 주요 정책방향으로 삼는다. 오리지널(원조) 의약품보다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는 의료비 절감의 대안으로 꼽히는 만큼 처방과 시장확대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이 일면서 'K바이오'에 훈풍이 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의회장악에도 관세부과를 통해 약가인하를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하며 대비했다. 주요 대미수출 품목인 제네릭(복제약)·바이오시밀러는 관세부과가 일단 연기(내년 4월)된 상태지만 의회의 행정부 견제가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오락가락 관세'에 따른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자국의 생산확대와 더불어 중국 바이오에 대한 규제도 선거결과와 무관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가안보와 공급망 안정성 차원에서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CDMO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진다. 신약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정세변화의 기대감에 유가·금리가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예측도 고위험·고수익 성장주인 바이오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부담 완화에 바이오 등의 업종으로 수급분산이 나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국내 증시 전반에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이익 등 전통적인 펀더멘털 논리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 연출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간선거 이후 헬스케어 투자전략은 단순히 민주당 정책 수혜주가 아닌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