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대적인 육아 지원 정책을 내놨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이날 61주년 국경절 기념 연설에서 "오늘날 전 세계 모든 가정이 점점 더 큰 (경제적) 압박받고 있다"며 "가족 지원 방식에 근본적 변화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싱가포르 국민이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양육하기 쉽게 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며 "이번 지원을 종합하면 싱가포르 국적 출생자는 17세까지 약 7만싱가포르달러(7612만원)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새롭게 도입되는 'SG 아동 지원 패키지'(SG Child Support Package)를 통해 싱가포르 국적 출생자의 출생부터 17세까지 6만2000싱가포르달러를 지원한다.
먼저 출생 첫해에는 2차례에 걸쳐 '출생 선물' 1만싱가포르달러를 현금을 지급한다. 이후 1세부터 16세까지 매년 2000싱가포르달러의 아동 크레딧을 제공한다. 총 4만2000달러 규모의 현금성 지원이 이뤄지는 셈.
여기에 더해 아동발달계좌(CDA)를 통해 5000싱가포르달러의 보조금과 최대 5000싱가포르달러의 정부 매칭 지원금이 제공되고 17세가 되면 고등교육 계좌에 1만싱가포르달러가 추가 지급된다. 신생아를 위한 기존 메디세이브(MediSave) 보조금 5000싱가포르달러와 2500싱가포르달러 상당의 교육 지원금을 더해 총 지원 규모는 7만싱가포르달러에 달한다.
'SG 아동 지원 패키지'는 출생 순서에 따라 혜택이 달랐던 기존 '베이비 보너스'(Baby Bonus)'와 '대가족'(Large Families) 제도를 대체하는 것으로 기존 출생아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전환 지급은 2027년부터 시작된다. 싱가포르 공영방송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약 61만명 이상의 아동이 이번 지원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싱가포르의 이번 보조금 지원 확대는 지난해 출산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에 대한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청년층 출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된 '양육 부담' 완화에 집중됐다. 앞서 싱가포르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고자 결혼과 육아 정책을 검토하는 실무그룹을 구성했고 2026∼2027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에 관련 사업비로 70억싱가포르달러(7조6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합계출산율은 전년(0.97명) 대비 0.1명 감소한 0.87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말한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출생아 수는 2만9864명으로 전년 대비 11.4% 급감했다.
한편 싱가포르 정부는 보조금 지급 이외 유급 육아휴가를 대폭 확대하고 보조금을 받는 종일 보육시설의 월 이용료도 150싱가포르달러로 낮춘다. 이에 따라 맞벌이 부부의 경우 자녀가 1명이면 부부가 각각 8일, 2명이면 10일, 3명 이상이면 12일의 유급 휴가를 별도로 받을 수 있다.
공공 주택도 자녀가 있거나 출산 예정인 부부에게 우선권을 줄 예정이다. 웡 총리는 "우리는 성장하는 가정이 더 빨리 집을 마련할 수 있게 돕고자 한다"며 자녀가 많은 가전을 위한 주택 지원 방안도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