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미국 대통령들이 뉴욕에서 열리는 9.11 테러 25주년 추모식에 참석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일 뉴욕이 아닌 버지니아주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폭스뉴스 등을 종합하면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리는 9.11 테러 추모식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라운드 제로는 9.11 테러 공격으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로, 현재는 9.11 추모 공간이 조성돼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와 같이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를 찾을 예정이다. 펜타곤도 2001년 9.11 테러 당시 공격받은 세 곳 중 하나다. 뉴욕 그라운드 제로 추모식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백악관을 대표해 참석한다.
그밖에 다른 행정부 관료들은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에서 열리는 추모식을 찾을 예정이라고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전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그라운드 제로 추모식에 참석할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9.11 추모관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추모식 연설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계획이 바뀌었다고 NYT는 전했다. 9.11 추모관은 2012년부터 그라운드 제로에서 정치인의 연설을 금지하고 있다. 추모 공간의 정치적 중립성과 엄숙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9.11 추모관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추모식에서는 유가족들만이 엄숙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읽어왔다"며 정치인 연설 금지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은 언제나 환영"이라고 지난달 27일 뉴욕포스트에 밝혔다.
다만 NBC는 지난달 29일 고위 행정부 관계자가 추모관 측의 연설 불허로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을 변경했다는 보도를 "거짓"이라며 부인했다고 전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도 29일 연설 불허 관련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모식 다음 날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골프 대회에 참석하는 일정을 고려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일랜드 둔베그 지역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으로 가기 위해 뉴욕이나 뉴저지에서 출발하면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항공·도로 교통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4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및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과 함께 그라운드 제로 추모식을 찾았다. 대통령으로서 참석한 적은 없다. 첫 임기 때도 펜타곤이나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에 있는 플라이트 93 국립 추모관을 방문해 9.11 테러 희생자들을 기렸다. 9.11 테러 20주년이었던 2021년에 뉴욕 맨해튼을 방문했으나 지역 경찰서와 소방서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