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판궁성 총재가 글로벌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무역적자국과 흑자국이 함께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국이 중장기 정책을 세운 뒤 이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정책을 수시로 뒤집는 행태도 경계했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글로벌 무역 불균형 문제를 놓고 의장국인 미국과 대립한 중국 측의 시각이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판 총재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애슈빌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번 회의에서는 글로벌 불균형과 개발도상국의 국가채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세계 경제가 여러 위험과 도전에 직면했지만 여전히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정책 공조를 강화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번 회의는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의장국인 미국이 글로벌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비시장적 정책을 줄이고, 과도한 대외흑자를 내는 국가는 수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내용을 제시했지만 중국은 글로벌 불균형을 비롯한 일부 문구에 반대했고 결국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됐다. 중국 외교부는 "회의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자리에서 판 총재는 최근 글로벌 불균형을 심화시킨 원인으로 무역 보호주의 확산과 국가안보 개념의 과도한 확대,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환경을 꼽았다. 그는 "글로벌 불균형을 해결하려면 각국이 자체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적자국은 재정적자를 줄이고 저축률을 높이는 한편 흑자국은 소비와 투자의 성장을 적절하게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각국이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중장기적 정책을 마련하고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판 총재는 "글로벌 불균형 해결은 중기적인 약속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각국이 중장기 정책 방안을 마련하고 명확한 약속을 한 뒤 이를 확고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병을 뒤집듯 입장을 계속 바꾼다는 의미의 중국 표현인 '판샤오빙(翻燒餠)'을 언급하며 "정책을 이랬다 저랬다 일관성 없이 바꿔선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판 총재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무역흑자를 추구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중국은 내수 확대와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촉진하고 있으며 거대한 내수시장을 통해 각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판 총재는 중국의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적절히 완화적인 기조를 지속해 경제 성장과 금융시장 안정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개발도상국의 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경제성장이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출구"라며 채무 조정 과정에서 공동 행동과 공평한 부담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