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금지" 트럼프 초강수… '보복·재보복' 덫에 갇힌 美·加

백소희 기자, 유효송 기자
2026.09.10 04:00

양국, 총 1100여개 품목 대상 '최대 50%' 관세 부과
제조 공급망·고용 타격… EU·加 밀착, 전방위 협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캐나다산에 대한 고율 관세에 더해 수입금지 카드까지 꺼내는 등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두 나라의 공급망과 고용시장에 전방위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역시 트럼프정부와 관계가 편치 않은 유럽연합(EU)이 캐나다와 협력관계 구축을 추진한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착륙한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내리면서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캐나다의 미국 상품관세 50% 부과에 대한 보복조치라고 밝히며 캐나다산 주류·오토바이·유제품 등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이 외국 정부의 차별적 행위에 대응해 최대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한 관세법 제338조를 근거로 했다. 또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기관의 조달품목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제외하겠다고도 밝혔다.

앞서 미국은 먼저 지난달 22일부터 와인·가구·유제품 등 대부분 캐나다산 수입품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했다. 약 200억달러(약 26조7000억원) 규모로 캐나다 대미 수출액의 5%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캐나다는 이날 0시1분부터 미국산 철강·알루미늄·가전 등 600개 품목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약 276억캐나다달러(미국과 비슷한 규모)에 달한다. 양국이 최대 50% 관세를 부과한 품목은 총 1100여개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관세부과로 캐나다 경제성장률이 올해 0.2%포인트, 내년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GDP(국내총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전체 기업의 약 98%에 달하는 중소기업은 이미 판매감소, 비용상승 등 관세여파를 받고 있다. 니트 및 의류 제조업계에선 주문이 절반가량 줄어든 회사가 속출하고 염색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미국 내에서도 제조업 비중이 높은 중서부 지역에 영향이 예상된다. 캐나다와 국경을 접한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주 내에 있는 두 제지공장에서 파멸적인 비용증가와 고용영향의 우려가 나온다"고 호소했다. 여기에 자동차산업은 원재료, 반제품 등이 두 나라 사이를 몇 차례 오가며 제품을 완성하는 식의 공급망이 구축돼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오는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리는 연례 국정연설에서 캐나다와 무역에서 안보까지 전방위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내용의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이 자리에 참석한다.

양측은 국방, 우주탐사, 과학연구 등 이른바 '전략적 역량' 분야의 협력에 초점을 맞췄으며 무역, 안보, 공급망, 핵심 원자재 등 관계 전반으로 협력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캐나다 정부는 EU와의 관계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EU 가입을 제외한 거의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력강화는 캐나다와 미국의 무역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앞서 캐나다는 지난해 EU 역외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1500억유로(약 234조원) 규모의 EU 군사조달기금에 참여하면서 파트너십을 강화해왔다.

한편 카니 총리의 캐나다 내 국정지지율은 급등했다. 여론조사기관 앵거스리드(ARI)가 8일 공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그의 국정지지율은 62%로 지난달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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