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9·11테러 25주년을 맞아 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과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미 본토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던 극비문서들을 공개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CIA는 미국 대통령 보고용으로 1998년 2월 13일부터 9·11 테러 다음 날인 2001년 9월 12일까지 생성한 보고서 71건을 공개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부터 조지 부시 행정부까지 작성된 문건들이다.
NYT는 이번 문건을 통해 중요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미 정보기관들의 알카에다의 테러 가능성 경고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정황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테러 3년 전 생성된 1998년 9월10일 '빈라덴의 소재와 의도' 보고서에는 빈라덴의 공격 계획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그가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선택지를 선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해 12월4일 보고서에는 빈라덴 연계 세력이 미국에서 항공기를 납치하는 방안을 포함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고, 작전원 일부가 뉴욕의 한 공항에서 시험적으로 보안 검색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는 첩보가 기재돼 있다. 빈라덴 조직 일부가 항공기 납치 훈련을 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대량살상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보고서도 있었다. 1998년 2월 작성한 보고서는 "빈라덴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화학·생물학·핵 물질을 확보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1999년 작성된 보고서들엔 빈라덴 조직이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이른바 '더티 폭탄'을 만들 가능성을 검토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폭발물에 방사성 물질을 첨가하는 실험을 했다는 첩보가 담겼다.
테러 한 달쯤 전인 2001년 8월6일 보고서에는 '빈라덴, 미국 공격 결심'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보고서에는 항공기 납치 또는 다른 형태의 공격을 준비하는 듯한 패턴이 관찰됐으며, 미국 뉴욕 연방정부 청사에 대한 감시활동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테러 다음 날인 9월 12일 보고서엔 당시 아프가니스탄과 걸프 지역 수니파 극단주의자들 사이에서 빈라덴이 지시한 미국 공격이 임박했다는 말이 퍼져있었다는 정보, 미국 공격이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는 현지인 진술 등을 담고 있었다.
9·11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이날 펜타곤에서 열린 9·11 추모식에서 "테러를 막을 수 있을 만큼 제때 위험의 본질을 보지 못했다. 우린 할 수 있는 일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