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공지능(AI)과 무역, 산업 공급망을 아우르는 브릭스(BRICS) 회원국 간 경제 협력 구상을 밝혔다. 브릭스를 개발도상국들(글로벌 사우스)의 경제 협력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마지막날 연설에서 회원국들이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통합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은 브릭스 회원국에 인공지능(AI) 오픈소스 구역을 구축하고 대형언어모델(LLM) 개발과 응용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AI 기술을 개방해 그 혜택을 폭넓게 나누자는 'AI 오픈소스 보편혜택 이니셔티브'를 제안하면서 "대형언어모델 개발과 응용 협력을 지원하고 AI 전문 연수와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AI 관련 국제 규범 마련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사람을 중심에 두고 AI가 사회와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며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는 글로벌 AI 거버넌스 체계를 조속히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브릭스 특별경제구역 파트너십'을 제안하고, 무역 및 투자 관계 강화를 위해 내년에 브릭스 서비스 무역 포럼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메시지는 글로벌 기술 경쟁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인공지능(AI) 거버넌스 부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AI 기술을 개방하고 브릭스 회원국 간 협력을 확대해 미국과 차별화된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다른 회원국들이 호응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한편 다른 정상들도 브릭스의 국제적 역할 확대 필요성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브릭스의 해법이 회원국을 넘어 글로벌 사우스 국가 전체에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브릭스가 보다 공정하고 다극적인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릭스 정상들이 전날 만장일치로 채택한 '2026 뉴델리 선언'에는 무역을 왜곡하는 일방적 관세·비관세 조치에 대한 우려와 국제법에 어긋나는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명엔 "중동 지역 분쟁을 자제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지정학적 갈등의 중심에 있는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브릭스는 2009년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4개국으로 출범한 뒤 이듬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했다. 이후 이란·인도네시아·이집트·에티오피아·아랍에미리트(UAE)을 포함해 10개 회원국으로 확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초청국 지위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내년 브릭스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내년 회의에서는 AI, 디지털 경제, 녹색 개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