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대표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강세장에 진입한 지 4년 만에 2배로 넘게 뛰었다. 시장에는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전망과 채권시장 불안에 따른 하락 전환 우려가 공존한다.
11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마켓워치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지난 9일 7811.54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S&P500 지수는 지난 2022년 10월 12일 3577.03 대비 118.4% 상승했다.
지난 4년간 S&P500 지수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40조달러가 증가했고, 최고치 경신은 123번 이어졌다. 기술주가 강세장을 이끈 결과다. 2022년 기술주는 S&P500지수에서 3분의 1에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S&P500지수 상위 10개 종목 모두 기술주가 차지했고 비중은 40%로 늘었다.
지난 2022년 10월 당시 S&P500지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개시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고점 대비 25% 폭락했다. 특히 같은달 12일에는 최저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린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처음 선보이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듬해 MS가 오픈AI에 다년간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초기 상승세를 촉발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AI(인공지능) 투자붐을 보여준 첫 번째 사례로 평가된다. 2024년 1분기 엔비디아 실적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게임 부문 매출을 넘어섰다. 해당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83% 급증한 37억 5000만 달러였고 다음 분기 매출은 1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됐다.
반도체 제조업체인 엔비디아 실적이 AI 경쟁 심화를 입증하면서 금융시장 투자 경쟁에 불을 지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AI에 유입되는 신규 자금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실적 발표 직전 7500억달러에서 직후 1조달러를 돌파했다. 현재는 6조달러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매그니피센트7(M7)' 주가는 지난 4년간 150% 상승했고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165% 증가했다.
고금리에 차입비용 증가…"3분기 실적 중요"
시장에서는 이번 강세장의 추가 상승 여력에 주목하고 있다. S&P500지수가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1928년 이후 20% 이상 상승한 강세장 중 지속기간 7번째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현재 2008년 금융위기 후 2009년 3월부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 약 4000일 동안 이어진 강세장에는 못 미친다.
채권 시장은 지수를 끌어내릴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 미국 장기채 금리는 20년여만에 최고 수준이고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는 100달러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고금리는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이면서 이자 지급에 더 많은 현금을 지출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이익, 투자, 주주 환원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게 된다.
나틱시스 투자운용 솔루션의 개럿 멜슨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올해 10월과 지난해 10월의 가장 큰 차이점은 AI 관련 거래와 금리 충격이 결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마 로드 캐피털 파트너스의 던 리주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채권이 비슷한 수익률을 제공하면서도 변동성은 훨씬 낮기 때문에 퇴직연금 운용사 같은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을 옮길 유인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증시 전망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마호니 자산운용의 켄 마호니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부문에서 시장 대부분이 휘청이는 가운데 특히 기술주와 대기업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을 지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고유가와 금리 급등이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주고 있어 기업 수익 성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