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필리조선소 수익성 의문…트럼프 제조업 부활 시험대"-WSJ

남형도 기자
2026.10.13 14:47

인건비, 공급망 등 구조적 어려움 "생산비 많이 들고 신규 고객 확보 어려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필리조선소 전경./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업 부활 성과로 내세우는 한화그룹 필라델피아 조선소가 높은 생산 비용과 고객 확보 어려움 등으로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간 건조 능력을 현재 2척에서 최대 20척까지 늘리겠단 계획이다. 이를 달성하려 최근 2년간 직원 수를 약 2500명으로 늘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관세 정책과 투자 유치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알려왔다. 그러나 이런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매체는 우선 막대한 건조 비용을 문제로 꼽았다.

현재 필리조선소가 미국 해운사 매트슨에서 수주한 컨테이너선 3척의 계약가는 1척에 약 3억3000만달러(약 4400억원)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만드는 대형 선박의 약 2배 가격이다. WSJ는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취약한 조선업 공급망이 생산 비용을 끌어 올리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필리조선소 전경./사진=뉴스1

안정적인 발주처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소가 현재 확보한 수주 잔량은 한화 계열사가 발주한 걸 제외하면 매트슨 컨테이너선 3척뿐이다. 그마저도 한화가 2024년 말 조선소를 인수하기 이전에 체결된 계약이다.

해운 컨설팅업체 카라차스 마린 어드바이저스의 바실 카라차스 대표는 WSJ에 "순전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외국 구매자가 필리 같은 미국 조선소에 높은 기업 가치를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밖에 인력난과 부지 확보 문제도 과제로 꼽힌다. 직원 수를 2500명으로 두 배 늘렸으나 주요 공정에서 숙련자가 필요해서다.

한화의 투자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약속한 15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조선업 투자 펀드와 연계돼 있다. 그러나 연평균 40척 정도 선박을 건조하는 다른 한국 기업들은 미국 조선 산업 투자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에 추진하는 제철소 사업도 성공하기 위해선 인재확보 등 과제가 적잖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활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자기 능력을 강조한다"며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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