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소형 AI, 올해 말 스마트 가전 무단 자가복제 가능… IoT 보안 비상"

프랑스 내 주요 대형마트의 제어 시스템이 12일(현지시간) 해킹에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전역 대형 마트에서 밤사이 매장 내 냉장 시스템이 마비됐다. 이로 인해 주요 식자재가 부패했고 수천만 유로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8월 말 미국 내 매장에서 냉장고가 오작동하면서 피해를 본 지 두 달 만에 나타난 유사 사례다.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AI 모델이 보안이 취약한 스마트가전을 점거해 해킹의 거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밤사이 50도까지 가열된 냉동고… 프랑스 유통업계 "전례 없는 피해"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커들이 밤사이 프랑스 전역의 수백 개 대형마트에 설치된 냉장·냉동고의 온도를 최고 섭씨 50도까지 올리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 파리 검찰청은 "프랑스 내 여러 대형 유통업체의 연결형 냉장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공격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식품 손실과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킹 사고로 '까르푸'는 자사 매장 80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고 프랑스 내 약 490개 매장을 운영하는 '모노프릭스'는 전체 매장의 약 5%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슈퍼마켓 체인 '앵테르마르셰'의 티에리 코티야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전례 없는 공격으로 인한 하루 피해액이 전국적으로 수천만 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대형마트의 냉장 매대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제어 패널을 통해 통합 관리된다. 유지보수 업체가 원격으로 설비를 조절할 수 있게 돼 있다. 프랑스 사이버보안청은 덴마크 기업인 '단포스'가 공급한 소프트웨어에서 보안 취약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단포스 측은 "해당 제품들이 구버전 펌웨어로 작동 중이었다"며"고객들에게 최신 펌웨어 업데이트를 유지하고 구형 시스템은 최신 솔루션으로 이전할 것을 지속해서 권고해 왔다"고 해명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8월 말 미국 내 10여 매장에서 발생했던 냉장고 오작동 및 식품 손실 사건과 유사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앤트로픽 "소형 AI라도 가전제품 해킹가능… 보안 강화 시급"
해커들의 공격 범위가 대형 유통 체인 냉동고까지 침투하면서 보안 우려가 대두되는 가운데 앤트로픽은 이날 유의미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소형 AI 모델이라도 스마트 가전제품 등 상용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서 자가복제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불과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곧 AI가 가정 내의 주요 스마트 가전을 점거해 해킹의 거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앤트로픽은 AI 모델이 보안이 취약한 기기를 탐색하고 해당 기기에 자기 자신을 복제해 침투한 뒤,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계속해서 확산해 나갈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연구 대상은 일반적으로 보안 수준이 취약한 안드로이드 TV, 스마트 가전제품 등 인터넷에 연결된 IoT 기기였다.
독자들의 PICK!
연구 결과 매개변수(파라미터) 300억개 미만의 소형 AI 모델도 자가복제에 필요한 다단계 과정을 상당 부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로픽은 "소형 AI 모델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발전할 경우 올해 말이면 스스로 자가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의 무단 확산을 막기 위해 관련 시스템의 보안 강화가 시급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