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서 고적층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에 나선다. 중국 본토의 반도체 개발 능력 성장을 견제하고 전세계 AI(인공지능) 칩 수요에 대응하려는 복안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 설비 고도화가 진행 중이며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0단 이상의 고적층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낸드는 전원 없이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칩의 일종으로 스마트폰·PC·AI 데이터 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사용된다. '단'이 많을수록 저장 밀도가 높아진다.
삼성전자 낸드 생산량의 40%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 시안 공장은 현재 약 200단 낸드를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286단 V9 낸드를 생산하는 '모나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웨이퍼 기준 월간 생산량을 올해 12월 5000장에서 내년 12월 4만장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삼성전자는 로이터에 "이번 고도화는 미국 수출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라며 "미국 내 고객을 포함한 글로벌 고객사의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생산 능력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제조 시설을 건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중국 다롄 공장에서 240단 이상의 낸드를 생산할 계획이다. 다롄 공장은 현재 192단 낸드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이 공장을 함께 확보했다.
中공장 고도화 장비도입, 美 허가가 변수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SK하이닉스가 다롄 공장에서 최대 240단 낸드를 생산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며 "미국 내 생산 시설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300단 이상의 칩에 대한 연구개발 허가를 미국 행정부에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신규 낸드 공장 건설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 설비 고도화를 위한 장비에 대해 미국 행정부가 수출허가를 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설비 고도화에 필요한 식각 장비(etching machines) 등 미국산 장비를 중국에 들여오기 위해선 미국 상무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는 매년 갱신해야 한다. 지난해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기존 반도체 공장 외에 중국에서 기술 고도화 및 생산 능력 확장을 위한 허가는 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생산에 주춤하는 사이 양쯔메모리(YMTC)는 2분기 중국 낸드시장에서 점유율을 38.5%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지난해 28%에서 크게 성장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6%에서 33.5%로 떨어졌고, SK 하이닉스의 점유율은 20%에서 17%로 떨어졌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