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모델 '클로드'로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26일(현지시간) IPO(기업공개)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 앤트로픽은 2023년부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00% 증가했음을 강조하면서 AI가 의료, 과학 분야에서 전례없는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AI가 '생존'을 위해 인간 속이는 자기보존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면서 언젠가 인간 통제를 벗어나 재앙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앤트로픽 투자 설명서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IPO 후 앤트로픽 지배 구조는
앤트로픽은 다리오 아모데이 CEO 남매를 포함한 공동 창업자 7인으로 구성된 유한책임회사 '파운더LLC'에 회사 의결권 50.1%를 가진 클래스F 특별주 1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공익에 기여하는 안전한 AI를 개발한다는 초기 창업자들의 뜻이 계속 이어지도록 안전장치를 설치한 것.
또 앤트로픽은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신탁회사 LTBT에 회사 이사진 과반에 대한 구성권을 갖는 클래스T 특별주 1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내부 자정능력이 약해졌을 때를 대비해 자발적으로 외부 감시를 받기로 한 것. LTBT는 이사 선임에만 관여하며 그외 경영 판단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LTBT는 총 5인으로 구성되는데 현재 한 자리가 공석이다. 결정된 네 명중 공중보건 분야 권위자인 닐 버디 샤 클린턴건강접근성이니셔티브(CHAI) CEO가 LTBT 의장을 맡는다. 나머지 세 자리는 △리처드 폰테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CEO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크리스토퍼 스텁스 하버드대 물리학·천문학 교수 등이다.
Q. 앤트로픽 상장으로 '대박'난 기업은 없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구글은 앤트로픽이 발행한 전환사채 33억달러어치(4조3600억원)를 전액 상환전환우선주 5600만주로 전환했다. 이 우선주엔 보통주로 전환 및 현금매입요구권이 붙었다.
앤트로픽은 지난 2월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자사 상환전환우선주가 주당 259달러(34만원)에 거래됐다고 밝혔다. 단순 계산하면 구글이 가진 지분 가치는 145억달러(19조1900억원)로 추산된다.
아마존은 앤트로픽 전환사채 62억달러(8조2000억원)어치를 보유 중인데 아직 지분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아마존도 최소 수십억달러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Q. 자본지출(CAPEX) 감당할 수 있나
앤트로픽 같은 AI 기업의 CAPEX 계획은 반도체 등 관련 종목 주가를 좌우하는 중요 변수다. 투자설명서에서 앤트로픽은 최소 2045년까지 컴퓨팅 파워 확보를 위한 CAPEX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집행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앤트로픽이 공개한 일부 계약을 통해 집행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향후 5년 간 브로드컴의 데이터센터 장비를 임대하는 조건으로 1252억달러(165조원)를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앤트로픽이 이 같은 CAPEX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 앤트로픽은 매출액이 올해 상반기 163억달러(21조5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00% 성장했음을 강조한다. 매출총이익률이 올해 상반기 기준 85.4%를 기록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매출총이익률은 해당 기업의 가격 결정력을 따지는 지표다. 지난해 상반기 15억1300만달러(2조원) 적자를 봤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올해 상반기 39억2900만달러(5조2000억원)로 흑자 전환했다는 점도 긍정 요소다. 그래도 CAPEX가 너무 크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Q. AI 위험 경고 내용은
앤트로픽은 거의 400페이지에 이르는 투자설명서 중 4분의 1 가까운 94페이지를 AI 투자 위험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AI가 인간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특히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우리 모델을 포함한 AI 모델들은 예기치 않은 자기 보존적 행동을 보였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며 "AI가 더 많은 자율성을 얻을수록 정렬(인간이 의도한대로 작동하도록 AI를 훈련하는 절차) 실패 또는 자기 보존적 행동으로 인해 불특정 다수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독자적으로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비관론만 있던 것은 아니다. 앤트로픽은 "AI가 수십년이 걸릴 과학 진보를 수년으로 압축할 수 있다"며 "신약 발견과 질병 진단, 맞춤형 치료 개발이 가속될 것"이라며 의학, 과학 분야가 AI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