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되는 돈 VS 돈 되는 표…비즈니스 명운 가르는 美 중간선거

조한송 기자
2026.11.01 16:15

[美 중간선거][기획] 표를 사는 제국 : 미국 선거자금 보고서④
유권자 한 표, 월가 흔든다…관세·세금·AI의 미래

[코린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미시시피주 코린스의 크로스로즈 아레나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 연설 중 춤추고 있다. 2026.10.27. /사진=민경찬

오는 3일(현지시간) 치러질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월가를 비롯해 시장은 선거 후 시나리오에 따른 산업군별 영향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 상·하원 의석을 비롯해 주지사 등 지방정부 공직자를 뽑는 중간선거는 최대 10년간 미국 대외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중간선거는 민심을 좌우할 핵심 이슈인 'AI 데이터센터 확충' 문제가 맞물려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연산 능력 강화를 위해 데이터센터 신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주민들은 소음과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주식시장의 4년 강세장을 견인한 AI 인프라 붐에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 투자자들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중간선거가 美 세금·관세에 미칠 영향

먼저 월가에서는 상하원의 권력 균형에 따라 관세, 세금 등 다양한 경제 정책의 지속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관측한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상·하원 중 한 곳에서만이라도 승리해 정국이 교착 상태에 빠지는 것이 오히려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본다. 상원과 하원이 분열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법안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 정책이 문턱을 넘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다. 가령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관세를 핵심 무기로 삼아 대내외 경제 질서를 재편하려 해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하원 의장에 도전하는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트럼프의 관세를 강하게 제동 걸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규모 재정 지출과 관세 폭탄이 막히면 국채 발행 부담이 줄어들어 금리가 안정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차입 비용(이자 부담)을 낮춰 제조업 등 주요 산업군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을 주 무대로 삼는 한국의 자동차·배터리·철강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이 시나리오에서도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간 그는 의회를 건너뛰고 행정명령을 통해 독단적으로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더불어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쓸어 담아 완전한 여소야대가 형성될 경우, 레임덕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우회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거나 지정학적 긴장을 높이는 등 '행정명령'에 극도로 의존할 수 있다.

1950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연도의 S&P 500 지수 평균 추이/그래픽=이지혜

민주당 싹쓸이 땐 'AI 규제 압박?

월가에서는 특히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할 경우 주식 시장의 매도세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부분적으로 민주당이 데이터 센터에 제약을 가하거나 AI 모델 개발 자체에 대한 규칙을 만드는 등, AI 규제를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다. 실제 민주당 소속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신규 데이터센터에 엄격한 환경·인프라 기준을 적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전력 인프라 비용이 주민들의 공공요금으로 전가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다만 그렇다해도 실제로 AI 입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AI 기술의 후원자를 자처해 왔기 때문에 너무 제한적인 법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AI 산업에 대한 조사와 공청회를 개최함으로써 관련 기업들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또한 투자자들은 민주당의 싹쓸이 승리를 트럼프 퇴임 이후 정책이 나아갈 방향의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진단이다. 웰스파고의 분석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중간선거 이후 12개월 동안 S&P 500 지수는 항상 상승했다. WSJ은 "역사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주가 상승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안도할 수 있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번복하기 어려운 입법 거부권을 여전히 행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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