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하원 격전지 40곳에서 민주당이 사실상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공화당은 선거구 재편(게리멘더링)으로 유리하게 조정한 지역에서 조차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쿡 정치 보고서가 접전지역으로 분류한 하원의원 40개 선거구 중 37~38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디애나주 5지구는 30년만에 민주당 하원의원이 당선됐다. JD 포드 후보가 현직 빅토리아 스파르츠 의원(공화당)을 51.7% 대 48.3%의 득표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 구역은 2024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수는 20만 3000표였지만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득표수는 13만 4000표로 감소했다. 반면 2024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득표수는 13만 6000표로 이번에 민주당 후보가 얻은 13만 4000표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유권자들의 반트럼프 표심이 과거 선거에서의 공화당 지지 성향을 압도한 것으로 분석된다.민주당은 켄터키 6지구와 노스캐롤라이나 11지구 등 공화당이 10년 넘게 장악해왔던 지역구도 탈환했다. 이밖에 아이오와주 4개 선거구 중 3개, 펜실베이니아주 4개 선거구, 텍사스주에서 국경과 인접한 2개 선거구 등에서 기존 공화당 의석을 탈환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텍사스 등 9개 주에서 선거구가 재조정됐다. 일반적으로 선거구 재조정은 미국에서 10년마다 실시되는 인구 조사 이후에 이뤄진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선거구 확보를 주문하면서 여야가 게리멘더링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게리맨더링은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자의적으로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공화당은 기존 의석에 더해 3석이 추가로 늘어날 것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기존 공화당 우세 지역까지 민주당 몫으로 돌아갔다. 미주리주 2지구는 공화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재조정했지만 민주당이 가져갔다. 새로 조정한 선거구 경계를 적용하면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율이 3%포인트 더 올라간다. 그럼에도 앤 와그너 하원의원(공화당)은 46.2%의 득표율로 민주당 프레드 웰먼 후보(51.1%)에게 패배했다. 와그너 의원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대사를 지냈고 최근 한국 쿠팡 차별 금지 촉구 성명에 참여했다.
오하이오 9지구에선 마시 캡터 하원의원이 재선에 성공하며 최장 재임 기록을 이어갔다. 그는 1983년 처음 당선돼 43년간 하원의석을 지켜왔다. 이곳 역시 공화당 지지 성향이 높아지도록 선거구가 재조정된 지역이다. 플로리다의 공화당 우세 신설지역 4곳도 민주당이 승리했다. 앨라배마,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등 게리맨더링 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잇따라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