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부동' 피감기관…'단골 자료' 사전 공개 왜 못하나

'요지부동' 피감기관…'단골 자료' 사전 공개 왜 못하나

박용규 기자
2014.10.07 05:44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the300-국감 제대로②] 정부의 국감자료 종합관리 대책 필요 ... 국회 자정 목소리도 있어

1
1

국감기간은 피감기관과 국회의원실 모두 자료와의 전쟁을 한다. ‘특별한 자료’를 요구하는 국회와 기관의 안위를 위해서 절대로 막아야 하는 기관과의 힘겨루기는 국감기간 내내 지속된다.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은 피감기관이 자료 제출에 불성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야당의 한 보좌관은 피감기관의 임의적인 판단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했다. 특정 사안에 현황 자료를 요구하면 피감기관에서 그 대상기관의 편의에 맞게 ‘재단’한다는 것이다.

자료요구를 서면으로 제출하다보니 요구 의도와 답변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세부사항에 대해 여러번 요구해야 하는 일도 허다하다. 하다못해 구체적인 표를 만들어 보내도 피감기관에서 홀대받기가 부지기수다.

국회 입장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것은 자료요구를 거부하는 경우다. 안보관련 상임위 보좌진들을 안보관련 부서들의 자료제출 거부가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전한다. 특히 국방부의 경우 안보상 이유나, 비밀문서라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국회의원실 보좌진들은 '2급 비밀취급인가'를 갖고 있지만 대외비 수준의 문건도 받지 못할 때가 많다.

검찰 등 사정기관도 비슷하다. 수사 중인 사건이나 재판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사정기관에서 어떤 자료도 받지 못한다. 이는 감사원의 감사관련 내용도 마찬가지다. 해당 수사나 감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인정보를 담고 있거나 비밀유지를 이유를 근거로 자료제출에 소극적인 경우도 있다. 국세청의 과세자료 제출 거부가 대표적인 예이다. 현행 국세기본법에 규정된 자료제출 요구 단서 조항에 국회 제출은 없다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해 왔다. 이에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은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의원실 자료요구에 대한 피감기관의 대응도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물타기’다 특정사안에 대한 국회의 자료요구가 오면 서둘러 보도자료를 배포해 김을 빼는 것이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국감전날 밤늦게 제출하거나 국감당일 국회의원 자료요구에 관한 항의를 받고서야 내놓은 경우도 많다.

국회 보좌진들은 국정감사 자료 부실 문제는 피감기관이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매년 반복되는 자료요구의 경우 피감기관이 자료업데이트를 통해서 미리 공개한다면 불필요한 자료요구를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일부 보좌진들은 국회의원실에서 불필요한 자료 요구에 대한 자정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폭탄식 자료요구로 피감기관 길들이기와 같은 구태는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행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정감사에 필요한 자료 제출요구를 받은 경우 다른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응해야 한다고 돼 있다. 사실상 정부의 모든 자료에 대해서 정부기관은 제출 의무가 있는 것이다. 해당 법률에는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한 처벌 조항도 있다. 정당한 이유없이 자료제출을 거부한 경우 3년이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