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정치 후원금 현주소]

"우리 지역구 예산 000억원을 반영했습니다…여러분의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2015년 예산안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로부터 유권자들에게 전화 문자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올해는 선거가 있는 해로 지난해보다 2배 많은 3억원의 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다. 하지만, 입법로비 의혹이 잇따라 터지고, 출판기념회까지 막히면서 오히려 예년보다 후원금이 반토막, 많게는 3분의 1토막으로 줄었다는게 여의도 정가의 정설이다.
내년 살림살이를 위해선 '연말 대목'에 한푼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의원들로선 속이 타들어갈 수 밖에 없다.
"지역구 관리 등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후원금 말고는 딱히 돈이 들어올 것이 없죠. 그러다 보니 후원금에 목맬 수 밖에 없어요. 앵벌이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구조인거죠."(기초단체장 출신의 한 여당 국회의원)
4일 현재 검·경이 국회 입법로비 건으로 수사하고 있는 사안은 굵직한 것만 5건이다. 올해 후반기 입법로비 수사의 시작을 알린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건을 비롯해 치과의사협회, 한전KDN, 대한물리치료사협회, 한국전력노조 등이 줄줄이 수사선상에 이름을 올랐다.
야당의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매년 크게 지원했던 지역 기업인들이 입법로비 수사로 지레 겁을 먹고 후원을 끊었다”며 “매번 후원금을 초과 달성했던 의원실조차 이달까지 1억원도 못채웠다고 한숨 쉴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후원자 모집 혈안…앵벌이 나선 의원들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위원장과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은 이달 나란히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를 선언했다. 불신이 쌓여가는 정치권에 출판기념회 금지 약물을 투여해 정치 쇄신이란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출판기념회를 ‘제2의 후원금 루트’로 활용했던 의원들은 정치활동비를 후원금으로만 충당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역사무실 운영비, 공청회 준비비 등 돈 쓸 곳은 넘쳐나는데 후원금 실적이 여의치 않자 의원들의 마음도 다급해졌다. 보좌진을 소집해 후원금 요청 리스트를 만들고 달성 방안을 구상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직접 지인을 찾아다니며 후원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후원금 모금액 최하위권에 속한 여당 초선 의원은 “올해는 더 심각해 작년의 절반 수준밖에 못 모았다. 뉴스레터를 통한 후원금 홍보활동을 진행하면서 직접 지인들을 일일이 발로 찾아다니며 호소하고 있다”며 “분위기 때문인지 성과는 신통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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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의원들은 모금액 달성을 끝낸 동료의원들에게 '대리모금 SOS'를 치기도 한다. 후원금이 부족한 A의원이 모금을 끝낸 B의원에게 추가 후원금을 자신의 계좌로 대신 입금해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A의원은 후원자를 통해 ‘정치자금’을, 후원자는 B의원에게 ‘눈도장’을, B의원은 A의원에게 ‘채권’을 받는 셈이다. 후원금을 3억원 이상을 받을 수 없는 점을 이용한 수법이지만 댓가성이 입증되지 않는 이상 이를 제재할 수단은 없다.

◇‘낱알 줍기’ ‘분할납부’…곳간 채우기 아이디어 고심
빈 곳간을 채우기 위한 고육지책도 나온다. 1만원 이하 소액 후원금도 마다않는 이른바 ‘낱알 줍기식 후원금’이나 월 1만원 이하의 소액을 매달 나눠 받는 ‘분할납부형 후원금’ 등이다.
비정규직이나 힘없는 피고용자들로부터 5000~1만원의 후원금을 모집하는 낱알줍기식은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매달 소액을 지원받는 분할납부형은 여야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주로 이뤄진다.
여당의 한 재선의원 보좌진은 “모금액이 기대에 못미친 탓인지 매달 지로 형식으로 기부받는 방식이나 푼돈 후원금 모금방식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수수료가 많이 든다고 하는데도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면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라고 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부족한 정치후원금을 늘리는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정치후원금센터를 운영해 의원별 후원회를 통한 후원자 모집에 나서는 한편, 신용카드 포인트로 후원금을 모금하는 등의 방식 다양화를 꾀하고 있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해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한 후원금 모금 총액은 200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며 “올해부터는 스마트폰 앱을 통한 후원 시스템을 진행하는 등 국민들의 정치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甲되는 피감기관…국감 결과 맞바꾸기
평소 머리를 조아리기 일쑤인 국회 피감기관도 국회의원의 후원금이 다급해지는 12월 만큼은 어깨펴고 다니는 시기다. 우회적으로 상임위 의원들의 정치후원금을 챙겨주면서 앓던 이를 뽑을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시정 및 처리요구사항을 결과보고서에서 제외시켜달라는 요구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통상 이듬해 2월쯤 결과보고서를 채택하게 되는데, 여기에 올라온 사안은 기록에 남게 돼 피감기관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다. 감독기관과 피감기관이라는 명백한 ‘갑을관계’로 인해 드러내놓고 요구하는 사례는 드물지만 은연 중에 의견을 내비치는 곳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 3선 의원의 보좌관은 “후원금을 거래 조건으로 자기 기관에 불리한 내용을 결과보고서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내비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올해도 J공기업이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산업위가 최고" 국회의원 후원금 상임위별 희비

연말이 되면 국회의원실은 새해 예산안에서 지역 예산을 챙기는 만큼 중요한 일이 있다. 바로 후원금을 모금하는 것이다.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는 만큼 의원실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후원금 모금은 아주 중요한 연말행사다.
2013년도 국회의원 후원금의 총액은 약 380억원으로 평균 1억2800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선거가 없는 해 법정한도인 1억5000만원의 약 85% 수준이다. 상위 20위의 평균은 1억6900만이며 하위 20위 평균은 3200만원 수준이다. 후원금으로만 볼 때는 부익부빈익빈이 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19대 국회의원들 중에서 작년에 가장 후원금을 많이 받은 사람은 정의당의 박원석 의원이다. 박 의원은 선거가 없는 해의 연간 모금액 한도인 1억5000만원을 훌쩍 넘은 1억9500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비교섭단체에 비례대표임을 감안할때 이례적일만큼 실적이 좋았다.
작년 기준으로 가장 적은 금액을 모금한 의원은 현영희 전 의원이다. 현 전의원은 후원금을 한푼도 모금하지 않았다. 그 다음은 이해찬 새정치민주연합의원으로 1350만원을 모금했다.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과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각각 평균 모금액은 1억2600만원과 1억2800만원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반해 비교섭 단체인 정의당은 1억5500만원을 통합진보당은 1억4400만원으로 전체 평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후원금을 모금했다.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간의 모금액도 차이가 크다. 지역구 의원들의 평균 모금액은 1억3400만원 정도다. 이에 비해 비례대표 의원들의 평균 모금액은 9000만원 수준이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초선인데다가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아 후원금 모금액이 지역구에 비해서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상임위별로 보면, 작년 기준 평균 후원금 모금 1위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 이어 국토교통위원회, 정무위원회 순이다. 이들 상위권 상임위들 3곳의 평균 후원금은 1억4000만원이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적은 금액을 모금한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의 평균 모금액 1억200만원과는 1인당 3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렇게 상위권 상임위와 외통위 등 하위권 상임위별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소관기관의 수와 관계가 있다. 산업위와 국토위 정무위의 경우는 소관 기관도 많고 대기업과 금융회사들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후원금 유치 대상이 많다는 것이다.
외통위는 소관기관이라고 해봐야 5개에 불과하며 기업 등 소위 ‘돈’과 관련된 상임위도 아니어서 후원금 모금이 적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회의원 "후원금에 목맬 수 밖에"…주머니 사정 보니

국회의원들이 연말이면 정치후원금 확보에 노심초사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기본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2004년 '오세훈 법'으로 불리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현실적으로 정치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그나마 자금에 숨통을 트여주던 출판기념회가 사실상 막히면서 후원금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에 비해 지역구 관리, 각종 약속 등 정치활동에 쓰야하는 돈은 여전히 많다.
국회의원들의 수입은 크게 세비와 후원금으로 나뉜다. 4일 국회사무처 등에 따르면 급여 성격인 세비는 1억3796만원이고 후원금은 모금 한도가 선거가 있는 해는 3억원, 선거가 없는 해는 1억5000만원이다. 지방선거가 있었던 올해는 3억원이다. 대체로 격년에 한번씩 전국단위 선거가 있어 후원금의 평균 한도는 연 2억2500만원 정도다. 후원금 한도를 채우는 사람은 극히 소수여서 국회의원들의 평균적인 후원금 수입은 연 1억5000만원 정도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이 밖에 국회 사무실 운영 경비 등으로 연 9000여만원이 추가로 지급되는데 차량 유지비, 사무실 운영비, 공공요금 등은 대부분 실비로 쓰여지고 개인적인 의정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입법 및 정책개발비 2237만원(1차 추가지원 포함) △정책자료 발간 및 정책홍보물비 1300만원 △정책자료 발송료 292만~604만원 등 총 4000만원 안팎 정도다.
생활비 개념인 세비를 제외하면 결국 후원금 1억5000만원과 정책 및 홍보 지원금 4000만원 등 1억9000만원 정도로 개인 의정 활동을 하는 셈이다.
개인 의정 활동과 관련한 지출 중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지역구 사무실 운영이다. 기본적으로 인건비가 들어가야 하고 사무실 임대비용, 차량 렌트, 공과금 등을 포함하면 지역구 사무실 하나당 연간 1억원 정도가 지출된다고 한다. 2-3개 지역이 통합된 지역구의 경우 각 지역별로 사무실을 둬야하는 경우가 많아 사무실 운영비는 더 올라간다. 한 예로 사천·남해·하동이 합쳐진 지역구인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은 각 지역에 1개씩 3개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후원금 1억5000만원 가운데 1억원을 지역구 사무실 운영에 사용하면 남는 돈은 약 5000만원 정도.
입법과 정책활동을 위한 토론회, 공청회 개최와 지역 유권자들에 의정활동을 알리는 의정보고서를 사무처의 정책 및 홍보 지원비(약 4000만원) 내에서 소화한다고 해도 5000만원 정도로 각종 식사 약속 등 다른 정치활동을 모두 소화하기는 만만치가 않다는 게 의원들이나 보좌진들의 토로다.
여기에 전당대회나 지방선거 출마 등 개인적인 정치 이벤트가 있을 때는 추가 비용이 더 들어간다. 전당대회만 하더라도 출마자들은 기탁금 8000만원을 내야 하고 캠프를 운영하는 비용도 별도로 충당해야 한다.
지난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 가운데 일부가 별도 사무실 없이 의원실을 캠프로 쓴 것도 비용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으로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지만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가 주로 이뤄졌던 시기도 이런 정치 이벤트들을 앞두고 있을 때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벤트가 없다면 넉넉하진 않아도 정상적인 의정 활동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실제로 출판기념회 없이도 의정활동을 충실히 하고 있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다.
출판기념회를 아직 한번도 하지 않은 한 의원실의 관계자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입법, 정책 개발이나 의정 홍보 등은 사무처에서 지원하는 금액 내에서 사용하는 등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물론 후원금이 어느정도 확보될 때 얘기다. 최근 지역구에 도전하기 위해 당협위원장에 도전장을 낸 한 비례대표 의원실 관계자는 "그동안 후원금이 하위권이었는데 늘리는데 고심하고 있다"면서 "문자 독려 등 다른 의원실 노하우도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가성 없는 후원금이 어디 있나"…정치자금법 대안은?

특정 정치인들에게 정치 후원금을 몰아주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금'을 통한 입법로비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수사선상에 오른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표적수사'라는 불만을 터뜨린다. 공정성 시비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고 개인 후원금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에 따르면 현행 정치자금법상 정치인의 정치자금 위반행위 단속은 크게 3가지 법적 근거 아래 이뤄지고 있다.
국내외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도록 한 31조와 공무원이 담당하거나 처리하는 사무에 관해 청탁을 금지하는 32조 3호가 있다. 단체는 이익이되는 특정 국회의원의 후원을 홍보할 수 있지만 불이익이나 강압이 들어가는 비자발적 모금을 진행하면 33조에 따라 기부알선에 해당된다.
문제는 불법행위인지 판단이 애매하다는 점이다. 구성원이 후원했을 경우 기금이나 회비로 지원했다면 31조에 위배된다고 보는 반면 각자가 지원했다면 이 조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장부상 드러나지 않은 돈을 기금 등으로 볼 지 여부는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국회 내에선 법인이나 단체의 직접적인 자금이 아니라면 합법적 후원금으로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야당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법인이나 단체의 돈이 아닌 개인의 돈으로 후원한다 하더라도 현행법상 문제삼을 여지가 충분하다"며 "단체 구성원의 개인후원금조차 받지 못하게 막는다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는 만큼 이 부분은 전향적으로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후원금 성격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은 18대 말에도 제기됐다.
2012년 행안위원장 명의로 대표발의된 정치자금법 개정안은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돤 자금'으로 규정한 내용을 '법인 또는 단체의 자금'으로 개정해 돈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하지만 이 법은 특정 이익집단의 정치후원금 지급에 면죄부를 준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로 본회의를 넘지 못했다.
정치후원금 지원 방식이 합당하다면 목적이야 어떻든 책임을 따지지 말자는 전향적인 의견도 나온다. 후원방식의 적법성을 갖춘 쪼개기 후원금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말자는 것이다.
시민단체 출신의 한 야당 의원은 "본질적으로 정치 후원금은 대가성이 포함돼 있는데 이를 문제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당초 정치자금법을 만들 때 취지도 선관위에 계좌를 만들어 돈에 대해서는 배경을 묻지 않고 다른 자금은 모두 불법자금으로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을 막기위해 정치후원금을 일부를 국고에서 보조하자는 의견도 있다. 여당의 중도파 재선의원은 공공기관이 후원금을 모금하고 모자란 부분은 국고로 충당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당에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처럼 모든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똑같이 지급하자는 안이다.
2012년 비슷한 내용의 '정치자금 공영제'가 논의된 바 있다. 후원회를 폐지하고 중앙선관위가 연간 500억원 범위에서 개인이나 법인으로부터 정치활동비를 모금한 뒤 국회의원에게 균등분할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후원금 양성화'는 '국회의원 세비 증가' 여론에 밀려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쪼개기 후원금을 막기 위해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것보다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조성대 한신대 교수는 "돈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식 보다 그 돈을 누가 어느 국회의원에게 얼마만큼 지불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걸면 걸리는' 정치자금법…유죄 확정 드물어

국회의원에 대한 소액후원을 활성화 시키겠다며 개정된 정치자금법이 매번 '표적수사'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실제로 유죄가 확정돼 처벌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도 이같은 반발의 배경이 되고 있다.
최근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다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들은 '쪼개기 후원'이 입법로비 자금으로 쓰였느냐를 핵심으로 한다. 단체 명의로 의원에게 기부할 수 없게 한 정치자금법을 피해 단체 소속 개인들이 10만원 이하 소액후원을 해 입법로비를 하고 있다는 의심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하는 댓가로 야당 의원 13명에게 불법 후원금을 건낸 의혹을 받고 있다. 대한 물리치료사협회도 법안 발의를 댓가로 야당 의원에에게 불법 후원금을 입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전력 노조는 민영화를 저지하는 입법을 위해 15억원을 개인 후원금처럼 꾸며 국회의원 110명에게 전달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한 벤처업체 대표는 회삿돈 5000만원을 가족과 지인 등 10명 명의로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후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혹이나 혐의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확정되는 일은 드물다. 노조 조합원들에게 5억4000만원을 걷어 국회의원 60명에게 4억원을 후원한 혐의를 받았던 KT 노조 사건의 경우 공여자만 약식 기소됐다. 조합원들에게 돈을 걷어 진보신당을 후원했던 LIG손해보험 노조는 무죄로 판명됐다.
입법로비의 원조는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가 처우 개선을 목표로 관련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일명 '청목회' 사건이다. 당시 청원경찰들은 청원경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규식 민주당 전 의원 등에게 후원금을 보냈다. 법원은 최 전 의원 등 기소된 의원들이 입법로비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청원경찰의 처우 개선'이라는 법안의 정당성을 감안해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최근 검찰이 벌이고 있는 정치자금법 수사를 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 탄압'이라며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인의 경우 '검찰 수사 착수'만으로 위축될 수 있는 점을 들어 정치자금법 위반은 국회에서 따로 기구를 만들어 감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창수 법인권사회연구소 위원장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는 정치인을 위축시키는 효과가 크다"며 "국회에 독립적인 기구를 두고 선거관리위원회 등과 공동으로 정치자금을 관리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정치자금법 관련 수사는 제보 등을 통해 시작된다. 이에 따라 '운 없으면 걸린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이 위원장은 "국회의원들도 후원금 흐름이 이상한 경우 선관위에 미리 신고하는 등 스스로 도덕성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