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잘하고 싶어요. 욕먹는 거 싫고 칭찬받고 싶어요.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는 시선에 너무 괴로워요".
최근 직장인들 사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익명 SNS에는 직장 생활의 애환을 토로하는 글들이 빼곡하다. 속으로 끙끙 앓다가 털어놓은 고민거리들 가운데 팔할은 직장 상사, 선후배, 동료들로 인한 스트레스이다.
욕설을 퍼붓고 서류를 집어 던지는 일부 사이코패스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같은 부서, 옆자리, 매일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평범한 이들이 정신적 폭력의 가해자이다. 괴롭힘의 방법도 교묘하다. "오늘도 칼퇴근이야? 부럽다~", "계속 그런 식으로 할 거면 다른 일 알아보는 게 OO씨 한테도 좋지 않겠어?" 따위로.
일본의 정신과의사 가타다 다마미는 이렇듯 가정과 직장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정신적 폭력에 주목해왔다. 독자들이 주변에 도사리는 수많은 정신폭력에 대해 깨닫기를, 또 적어도 독자 스스로가 가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신적 폭력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을 펴내게 됐다.
저자는 정신적 폭력은 사람을 천천히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약과 같다고 말한다. 왠지 기분이 우울해지고 자신이 정말 무의미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신체적 이상 증후가 발견될 수도 있다. 저자가 상담한 한 환자는 상사가 출근하는 화요일과 수요일 아침만 되면 팔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이유 없는 불안감으로 인한 불면증은 가장 흔한 증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메모하기'를 추천한다. 자신이 들은 폭력적인 말을 적고 이때의 감정도 함께 적는다. 그리고 나중에 읽으면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한다. 이 메모들은 직장 내 성희롱, 가정 내 폭력으로 인한 재판에서 중요한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상처받았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전달하자. 우선 폭력적인 말을 들었을 때 평소보다 조금 크게 "네?"하고 '반응'해보자. 그런 다음 "왜 그런 말을 하시는 거에요?"라고 물어보자. 따지는 말투가 아닌 순수하게 물어보는 말투로.
세 번째는 되받아치기. 예를 들어 "너는 놀면서 월급 받아 가니까 좋겠어"라고 하면 "저는 놀고 있지 않은 데요"라고 사실을 정정해보자. 논쟁을 위한 반론이 아니라 단순히 사실관계를 정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조금 귀찮은 존재'가 돼야 나를 만만하게 보지 못한다.
끝으로 저자는 가해자의 폭력에는 정신적 폭력 행위가 점차 많아질 수밖에 없는 사회적 배경이 자리함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나 역시 정신 폭력의 가해자는 아닌지 주의를 기울이자고 당부한다. 책에 상세한 상황별 대처법과 혹 본인이 가해자인지 아닌지 점검할 수 있는 셀프 체크리스트가 담겨 있다.
◇정신적 폭력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가타다 다마미 지음.이소담 옮김.라이프맵 펴냄.232쪽/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