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봉비평문학상, 동인문학상, 노천명문학상, 모윤숙문학상, 미당문학상, 동랑희곡상은 친일 문인을 기념하는 대표적인 친일문학상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8월 한국문인협회는 육당 최남선과 춘원 이광수를 기리는 문학상 제정계획을 밝혔다가 논란이 됐다. 이후 문단안팎에서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철회했다.
문학계 고질적인 논쟁인 '친일문학상' 제정을 둘러싸고 29일 '친일문인 기념문학상, 이대로 둘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선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을 포함, 임동확 시인, 이규배 시인, 이도흠 문학평론가 등이 참여해 친일문학상 정당화 논리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임헌영 소장은 기조강연에서 "친일문학이 단순한 붓장난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친일 예술작품은 △천황제 지지 △군국주의·파시즘 찬성 △제국주의적 침략전쟁 지지 △민족적 허무주의·식민사관 주장 △ 투철한 반공사상 △일본 중심 동양주의 △ 반자본주의 △순수예술론·파시즘적인 참여미학 주장과 같은 8가지 이념성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기념대상으로 선정되는 대다수 근현대 인물들은 대체로 20세기 초반에 태어난 인물"이라며 "주어진 시대를 살아가면서 '친일과 항일, 독재와 민주, 분단과 통일, 보수와 진보'라는 이 땅에 사는 사람이라면 외면할 수 없는 역사적 삶을 살아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적인 인물을 기념하거나 인물 기념사업 자체가 공적일 경우 그의 개인사와 역사적 삶을 동시에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학은 인간과 사회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인문정신에 기반한다"며 작품과 작가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일부 문학인들은 소위 '문필보국'(文筆報國)이란 기치 아래 문학활동을 적극적인 친일행위의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공과론이라는 것도 사실은 친일에 대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규배 시인(성균관대) 역시 "작품이나 문학 활동 자체의 가치는 그 자체로 따져보고 논할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문학상을 제정하고 운영하는 문제는 이와는 다른 차원의 가치문제"라고 강조했다.
문학인의 도덕이 사회에 대한 책임과 결부되기 때문에 문학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은 최소한 기록에 남겨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시인은 또 친일문학상이 제정될 경우 '문학인의 도덕적 책임'에 대한 가치가 혼란에 빠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