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진호가 놀던 그 놀이터에 놀러 오세요!"
불법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개그맨 이진호의 이미지와 이름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자주 올라오는 불법 도박 광고에 쓰이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텔레그램 오픈방 등 익명의 다수가 활동 중인 곳에 자주 올라오는 온라인 도박 광고에 '이진호'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3일 오후, 400여명의 자영업자들이 장사와 관련된 정보를 교환하는 한 카톡 오픈채팅방에는 불법 도박 사이트의 광고 링크와 함께 '이진호가 놀던 그 놀이터'라는 문구가 올라왔다. 채팅방 관리자에 의해 삭제당했지만, 이진호의 이미지를 이용한 불법 도박 광고는 또 다른 익명의 이용자에 의해 다시 반복해서 올라오곤 했다.
이진호는 지난달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다"며 불법 도박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이진호는 이수근을 포함해 방탄소년단 지민, 하성운, 영탁 등 유명 동료 연예인들에 돈을 빌렸고 빚 규모가 약 2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강남경찰서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불법 도박 사이트 업계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진호 외에도 한 달에 수억원씩 버는 유명 유튜버와 다른 연예인들도 사이트 관리자가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 내역을 통해 도박 중독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업계 내부에선 이미 대충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됐던 유명 여자 BJ도 과거에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천억원대의 불법 수익을 올리는 젊은 운영진 초대로 동남아 리조트에 돈을 받고 놀러 갔었단 폭로가 있었을 정도로 불법 온라인 도박 문제가 심각하다"며 "점점 이용자들의 나이가 어려지고 있고 국내에선 도박죄와 강원랜드 등의 독점 규제로 도박을 즐겨하는 이들은 해외에 가지 않는 한 온라인 불법 사이트를 이용할 수 밖에 없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 중에선 이용자도 불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용해서 소위 '먹튀'를 수시로 하고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도박 증거를 가지고 오히려 협박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도박 사이트가 만연하게 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법 개정 등 대책을 사회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불법 도박 업계는 사이트를 만들어 파는 일종의 플랫폼 형식의 큰 업체가 두 군데 정도 있고 나머지는 같은 구조의 사이트를 이름만 변경해서 단속되면 다른 이름으로 바꿔가면서 하는 영업장에 불과하다"면서 "불법 도박 구조가 어떻게 하더라도 이용자가 돈을 딸 수 없게 돼 있다. 합법 도박장도 돈을 따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겠지만, 불법 사이트는 절대로 이용자가 큰 돈을 벌 수 없게 설계 돼 있다. 집계기 불가능한 수준으로 매년 수조원 단위의 돈이 국내 불법 도박 업계가 벌고 있는데 하위 수사기관이나 부처에서 감당할 수준은 이미 아니다. 범정부적 대책을 세워도 쉽지 않을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감 기간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공단 집계 결과,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신고 건수는 2019년 약 3만1000건, 2020년 약 3만3000건, 2021년 약 3만5000건, 2022년 약 5만1000건, 지난해 약 5만 4000건으로 4년 사이 1.7배 증가했다.
이번 문체위 국감에선 청소년 도박과 도박 치유 문제가 재차 거론됐다. 불법 온라인 카지노 등으로 번지고 있는 청소년 도박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2~3차 범죄를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 예산 투입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도박 문제를 거론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중독예방 치유부담금 비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등에서 유료로 가입해 봐야하는 영화와 드라마를 불법으로 올려놓고 도박 사이트 광고를 하고 있는 불법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단속 강화도 요청됐다.
심오택 사감위원장은 "정부에서 실무적으로 계좌 잠금 논의를 하고 있다"며 "불법온라인사행행위 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발의됐는데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에라도 신속한 차단을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만나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