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에 오염된 우리, 처방전은 하루 철학 한 스푼

오진영 기자
2025.06.06 10:15

[이주의 MT문고]-'하루 한 장 삶에 새기는 철학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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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보아스 제공

영미권에는 'Old but Gold'라는 표현이 있다. 오래됐지만 세월이 지나도 가치가 변함이 없는 것을 지칭할 때 쓰인다. 영국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영웅 라이언 긱스가 40세의 나이에도 뛰어난 실력을 과시할 때 수식어로 쓰이면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고전 명저나 음악, 예술 등 분야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표현이다.

최영원 작가의 신작 '하루 한 장 삶에 새기는 철학의 지혜'에 따르면 철학이야말로 이 표현에 부합한다. 사회가 급속도로 진보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주변 환경이 변화하고 있지만, 이때야말로 옛 것인 철학의 지혜가 필요하다. 과학과 기술은 변화했지만 철학자들이 탐구해 온 인간의 본질은 여전히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맹자, 장자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45인의 철학자의 사상을 활용해 현대인에게도 적합한 조언을 건넨다. 굳이 순서에 따라 차례대로 책장을 넘길 필요도 없다. 목차를 열고 원하는 주제를 선택한 다음 5~6페이지 정도의 내용을 읽기만 하면 된다. 직장에서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부터 자기자신을 되돌아보는 방법, SNS를 사용하는 방법까지 여러 조언들이 담겨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온라인에서 범람하는 뉴스에 대한 해석이다.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의 발전으로 정보가 과잉생산되면서 인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원하는 정보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소비자가 이를 견제하고 조율해야만 정보 권력이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샤를 드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에 따르면 정보 소비의 주체가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권력의 견제가 가능하다.

자극이 주는 도파민에 찌든 현대인을 겨냥한 대목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노자는 도덕경을 통해 오색찬란함과 산해진미, 아름다운 음악은 인간을 되레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역설했다. 자극은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만들고 결국 본질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는 의미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진실보다는 혐오와 갈등, 비난을 일삼는 누리꾼들에게 교훈을 준다.

폭넓은 철학 사상을 축약해 설명하다 보니 일부 장에서는 해석이 부족하거나 넘치는 듯한 부분이 눈에 띈다. 같은 행동이라도 철학자마다 진단이 다르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아 혼동을 주기도 한다. 모든 것이 공허하다는 허무주의적 철학관을 답습한 대목은 독자에게 허탈함을 줄 우려가 있다.

저자는 교육철학과 사학을 전공하고 글쓰기와 강연에 집중하는 철학적인 작가다. '완벽하지 않지만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길을 헤매도 괜찮아' 등 꾸준한 글쓰기와 철학적 질문에 대한 물음을 담은 책을 썼다.

◇하루 한 장 삶에 새기는 철학의 지혜, 보아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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