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만원짜리도 불티, '뮷즈' 판 커졌는데…"중국이 또" 짝퉁 판친다

오진영 기자
2025.10.25 09:21

[이주의 FLOW]

[편집자주]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문화·예술 관람률은 10명 중 6명인 63.0%. 하지만 넘쳐나는 공연과 전시, 정책에는 자칫 압도돼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예술에서 '플로우'(Flow)는 몰입을 뜻합니다. 머니투데이가 당신의 문화·예술·스포츠 'FLOW'를 위해 이번 주의 이슈를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지난달 외국인 방문객들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뮷즈'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비싸도 '우리 것'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팬들이 절대 해외 제작은 안 된다고 했는데…중국이 허락도 안 받고 짝퉁을 판다고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뮷즈'(박물관 기념품) 관련 글 중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베플'로 선정된 글(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이다. 자신이 뮷즈 구매를 위해 전날부터 대기한 적도 있는 '광팬'이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뮷즈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우리 문화를 상징하는 상품"이라며 "허락받지 않은 상품이 중국에서 팔리도록 절대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올해 역대급 매출을 거둔 뮷즈를 둘러싼 우려가 잇따른다. 공식 상표권을 구매하지 않고 제작되는 중국산 가품(짝퉁)이 이미지 저하와 매출 하락을 유발한다는 목소리다. 아직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국립중앙박물관과 뮷즈의 세계화를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머니투데이가 테무, 타오바오, 핀둬둬 등 중국 내 주요 온라인 쇼핑 플랫폼 7곳에서 '한국 문화' '한국 박물관' 등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모든 플랫폼이 '짝퉁 뮷즈'를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 문화를 소재로 한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나 '뮷즈'를 검색해도 구매가 가능한 플랫폼도 있었다. 한 판매처는 단청 키보드, 까치·호랑이 인형에 태극기 로고를 붙여 팔기도 했다. 모두 상표권을 정식 구매하지 않은 제품이다.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짝퉁 뮷즈의 문제는 크게 3가지다. 우리 문화의 왜곡과 재단·제작업체의 수익성 악화, 프리미엄화 장애다. 이 중 재단과 제작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가장 심각하다. 뮷즈는 판로 개척과 이미지 개선을 위해 대부분의 물량이 국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통해 제작된다. 때문에 가격이 비싸고 제작 시일이 오래 걸린다. 만일 중국에서 저렴한 공장산 짝퉁을 쏟아내면 가격·수량 측면에서 경쟁이 어렵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악화시킨다는 것도 문제다. 최고 히트 상품 중 하나인 단청 키보드는 11만 9800원이며 부뚜막 인센스 세트는 14만 9000원, 흑자 달항아리는 22만 4000원이다. 낮은 가격은 아니지만 '우리 문화를 상징하는 제품을 싸게 만들 수 없다'는 인식 덕분에 팬들의 선호도가 높다. 반면 '짝퉁 뮷즈'의 가격은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2000~3000원에 판매되는 경우도 많다.

인기 뮷즈 '까치호랑이 배지'. / 사진 =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뮷즈를 제작하는 한 업체 대표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도 중국에서 가격을 낮춘 가짜 제품이 시장에 돌아다니면서 이미지가 훼손되고 매출이 감소했다"며 "아직은 박물관 기념품 시장의 도전자인 뮷즈에게는 짝퉁의 타격이 특히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짝퉁 뮷즈'가 해외 매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물관재단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뮷즈의 매출은 217억원이지만, 해외 사이트 매출은 3300만원(169건 판매)에 그쳤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중국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짝퉁 뮷즈 1개의 매출이 4000만원인데 여기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해외 가품에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재단은 상품 프리미엄화를 지속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짝퉁 뮷즈에 대한 질의에 "짝퉁이 나오더라도 우리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프리미엄화 준비를 제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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