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국립경주박물관을 찾는다. 104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신라금관 6점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이자 국보인 '성덕대왕신종' 등이 있는 경주박물관은 신라와 세계를 잇는 외교의 장이 될 전망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첫 정상회담 이후 두 달 만에 경북 경주에 위치한 경주박물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대면에 나선다.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최단기간 내 한미 정상의 방문이 성사된 만큼 회담 장소에도 관심이 쏠렸다.
회담 장소로 정해진 경주박물관은 신라 문화유산의 보고로 불린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이자 국보인 '성덕대왕신종'이 있어서다. '에밀레종'으로 더 친숙한 성덕대왕신종은 석굴암과 함께 신라 문화를 대표하는 유물이다. 높이 3.66m와 무게 18.9t의 청동 범종으로 웅장한 규모뿐만 아니라 다채롭고 아름다운 문양, 깊은 소리를 자랑한다. 한국에서 현존하는 종 가운데 가장 큰 종이다.
올해 경주박물관 개관 80주년과 APEC을 기념해 모인 신라 금관 6점도 관심을 끈다. 그간 국립중앙박물관에 3점(금관총·서봉총·금령총 금관), 경주박물관에 3점(황남대총 북분·천마총·교동금관)이 나눠져 있었으나 104년 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신라는 동아시아 문명 속 정교한 금속공예 기술을 자랑하는 왕국으로 유명하다. 6개 금관 모두 전통 방식으로 제작됐지만 각 금관마다 차별점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가까이서 직접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주의 금관을 본뜬 특별 제작 모형을 선물할 예정이다. 황금빛 장식품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 장소는 APEC을 맞아 새롭게 조성된 '천년미소관'이다. 전통한옥의 마당이 잔치와 만남의 장소였던 의미를 담아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장소다. 단청 대신 목재의 질감을 살린 단아한 외관에 누각·기단·처마·서까래 등의 전통미가 조화를 이룬다.
경주박물관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APEC 정상회담장소로 적극 추천한 곳이다. 이 지사는 "신라의 금관이나 성덕대왕신종이 있는 경주박물관은 한국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며 "신라의 유물뿐 아니라 당·서역의 교류 유물까지 전시돼 있어 역사적 상징성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