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풀리면 中에서 450조 '잭팟'?…고개 젓는 K-콘텐츠, 왜?

오진영 기자
2025.11.08 10:00

[이주의 FLOW]

[편집자주]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문화·예술 관람률은 10명 중 6명인 63.0%. 하지만 넘쳐나는 공연과 전시, 정책에는 자칫 압도돼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예술에서 '플로우'(Flow)는 몰입을 뜻합니다. 머니투데이가 당신의 문화·예술·스포츠 'FLOW'를 위해 이번 주의 이슈를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중국의 한 극장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 사진 = 바이두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후 내 한국 콘텐츠(K-콘텐츠)의 중국 진출을 제한한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 업계는 새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실제 수익성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지적한다.

7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주요 플랫폼·기업은 중국 한한령 해제를 대비해 현지 조사에 나섰다. 게임, 대중가요, 웹툰 업계 등이 축소됐던 현지 투어 일정을 확대하고 굿즈(기념품) 판매 경로를 확인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지금은 국내 아티스트가 중국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마케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한령이 해제되면 사업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중국 콘텐츠 시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중국 중상상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450조원으로 세계 2위다. 한국 콘텐츠의 수요도 매우 높다. 한한령 이전인 2014년에는 방송 콘텐츠만 1500억원을 수출했는데 모든 국가 중 가장 많았다.

/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반면 수익성 확대와는 별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콘텐츠 업계가 꼽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최근 중국 내 규제 강화 기조와 불법 콘텐츠 유통, 자국 우선주의 등이다. 중국은 외국 콘텐츠에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댄다. 한국 콘텐츠의 가장 큰 무기인 다양한 소재의 장점을 살리는 데 제약이 따를 수 있고 한한령 해제에도 유통이 제한될 수 있다.

불법 콘텐츠 유통사이트도 걱정거리다. 자국 정부의 검열을 피해 '무삭제 콘텐츠'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한국 콘텐츠의 판권 판매와 유의미한 소비자 증가로까지는 이어지기 힘들다는 관측이 많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 등 콘텐츠가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유쿠'의 경우 회원 수가 6억 명에 달한다. '오징어 게임' 등 콘텐츠가 불법으로 유통되는 사이트는 60여곳이 넘는다.

최근 중국 내 자국 콘텐츠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특히 애국심을 고취하는 내용의 콘텐츠가 연일 성공을 거두면서 다른 국가 콘텐츠의 선호도가 다소 낮아졌다. 자국 군인의 성공을 다룬 영화 '전랑 2'는 1억 4000만명이 관람했다. 바이두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 인기 예능 'Top 10' 중 절반이 자국을 여행하는 내용이거나 지역 정부와 협력한 예능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한한령이 사실상 해제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이 APEC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국 가수의 베이징 공연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대중문화교류위는 "(양국 대화는) 원론적 수준의 덕담"이라며 "(한한령이 해제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기회의 시장'인 것은 맞지만 투자한 만큼 수익을 거두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맞다"며 "한한령의 해제 여부와 관계없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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