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가 부처님오신날(5월 24일)을 1주일 앞두고 곳곳에서 기념 행사를 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형 행사와 AI(인공지능) 로봇, 축하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에게 친숙한 '대중 불교'로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16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서울 조계사, 우정국로, 종로 일대에서 '2026 연등회'가 열린다. 10만개의 연등을 밝힌 채 도심을 행진하며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행사다.
연등회는 삼국시대 신라 때부터 1200여년간 이뤄진 전통 문화다. 유네스코로부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행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 등 각 종단 대표자와 5만여명의 불자들이 동참한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허민 국가유산청장 등 정부 인사들도 나설 예정이다.
지난 6일 수계식(불교에 입문하는 의식)을 거쳐 정식 스님이 된 가비'를 비롯해 '석자'와 '모희', '니사' 등 로봇들도 행렬을 함께한다. 주목받고 있는 '로봇 스님'들을 활용해 대중의 관심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조계종 연등회보존위원회 관계자는 "연등회는 세계인이 즐기는 문화유산"이라며 "우리 전통문화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지역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제주불교연합회는 이날 제등행렬과 봉축대법요식(공양을 올리는 기념 의식) 등 2000여명이 참석하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북 영양군과 영주시, 대전, 경남 진주시 등 지역에서도 연등문화행사와 대법회 등 행사가 열린다.
불교 유산을 소재로 한 전시도 풍성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안동 봉정사의 괘불도(불교 그림)를 전시하는 특별전 '깨달음으로 이르는 부처, 안동 봉정사 괘불'을 개최하며 불교중앙박물관은 전북 선운사의 보물들을 조망하는 특별전을 마련한다.선운사 외에도 내소사, 개암사 등 사찰의 불교 유물 81건 157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유산청은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사찰을 찾는 불자들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대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찰은 오래되고 나무로 지은 건물이 많아 인파 쏠림, 화재 등 사고에 취약하다. 오는 22일까지 소방·지자체 등과 함께 '화성 용주사' 등 전국 대형사찰 10개소 점검에도 나선다. 유산청 관계자는 "실질적인 재난 방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