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신부 적은데 목사는 많다…"큰 덩치보다 인식 개선 먼저"

오진영 기자
2026.06.03 07:00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탈종교화' 움직임으로 천주교, 불교 등 주요 종교의 종교인이 감소하는 가운데 개신교 목사 수만 유일하게 증가하고 있다. 개신교계는 해외 선교, 지역 봉사 등 업무 부담 등으로 해석하면서도 비대칭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낸다.

3일 종교계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서품된 천주교 사제 수는 77명으로 10년 전(2015년 154명)과 비교해 50% 감소했다. 2023년 이후 줄곧 100명대를 회복하지 못하는 추세다. 지난해 사미계(남성)나 사미니계(여성)를 받은 불교 출가자 수(조계종 기준)도 99명에 그쳤다. 2005년(319명)과 비교하면 20년 새 69%가 쪼그라들었다. 태고종, 천태종의 출가자 수도 감소 중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신학교 신입생·예비 승려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지만 전반적인 탈종교화 현상도 영향을 줬다. 종교 생활을 하는 교인 자체가 감소하며 종교에 대한 관심이 줄었고 특히 예비 종교인인 젊은층의 외면이 크다. 지난달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1983∼2025'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가 있는 20대는 24%, 30대는 29%에 불과했다.

종교계는 사회·경제적 문제 등 외부 요인의 개입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부족한 처우와 사회적 인식 등 문제가 종교인에 대한 거부감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불교계 관계자는 "예전보다 사회적 지위, 인상은 좋지 않은데 처우도 좋지 않으니 출가할 이유가 없다"며 "이같은 문제에 민감한 1020세대가 종교인을 택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반면 개신교 목사 수는 늘고 있다. 5대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 목사 수는 지난해 기준 2만3020명으로 10년 전(1만8699명)과 비교해 23.1% 증가했다. 예장(합동) 총회 목사 수도 20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 지난해 2만5410명을 기록했으며 예장(고신) 총회 목사 수는 4449명으로 9년 전과 비교해 21.7% 증가했다.

개신교계는 신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에서도 업무 부담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결과라고 해석한다. 개척 교회를 포함해 소규모 교회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해외 선교나 지역 봉사 등 역할은 꾸준히 수행해야 해 목사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의 한 교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외국 신자 비중이 늘고 있어 인력이 더 필요하다"며 "단순히 교인 수로 목사 수를 재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교회 생태계 불균형을 해결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점차 커진다. 젊은 신도들의 유입 없이 신규 목사 수만 계속 늘어나서는 최근 몇 년간 심화되는 교세 감소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낮은 호감도, 소형 교회의 난립 등 문제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면 목사의 '과다 배출'을 먼저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수도권의 한 신학대학 교수는 "개신교계가 봉사 확대, 기부 증가 등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효과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덩치 불리기'보다는 내실화를 서두를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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