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았던 국내 여행이 부산, 제주 등 지역 거점의 수요 폭증에 힘입어 반등한다. 1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달까지 나오면서 올해 관광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진다.
10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국내여행객 수는 4월 누적 기준 10억39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당일치기 여행이 아닌 숙박 여행객 수도 1억1844만명으로 3.8% 늘었으며 5월 기준 국내여행 관심도는 29%로 최근 7개월간 가장 높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최근 몇 년간 중 국내여행에 대한 수요가 뚜렷한 시기"며 "해외보다 제주, 부산 등 상품 판매 증가율이 50%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관광 적자가 해소되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인상적이다. 야놀자리서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3월 관광 흑자는 3875억원으로, 11년 4개월 만의 흑자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와 더불어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을 선택하는 국민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월까지 우리 국민들이 국내 관광지에서 쓴 돈은 52조원을 넘어섰다.
당분간 국내여행 선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큰 폭의 적자 해소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유가·환율 상승 등으로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여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전문 국제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6월 초까지 태국 등 휴양지를 포함해 대부분의 해외여행 건수가 줄어들었다"며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하반기 추이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2000만명에 가까운 외국 손님을 유치하고도 막대한 관광 적자를 낸 관광업계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3000만명에 달하는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49조5000억원의 돈을 지출하며 14조원의 관광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게임산업의 전체 수출액(12조 4456억원)보다 많은 수치다. 관광 적자는 국부의 해외 유출 외에도 여행 업체의 폐업과 지역 관광업계의 매출 감소, 인프라 축소 등 악영향을 끼친다.
관광업계는 '국내여행 열풍'을 계기로 '내수 여행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약점 해결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첫 손에 꼽히는 약점은 '가성비'다. 일부 관광지의 높은 가격과 비슷비슷한 관광 경험이 돈을 더 지출하더라도 해외여행을 선호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부족한 접근성도 수요를 떨어트린다. 지역 관광지의 대부분은 공항으로부터 연결되는 '2차 교통망'이 부족하다.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는 일본이 꼽힌다. 도쿄에 집중됐던 여행 수요를 오사카, 오키나와 등 다양한 지역으로 분산시키며 자국민의 여행 수요를 국내에 붙들었다. 해외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서울의 한 관광학과 교수는 "일본의 경우 여름·겨울 성수기마다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어딜 가든 비슷비슷하다"며 "'국내여행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로 지역 고유의 개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