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FLOW]

국내외 대회에서 입상하면 병역 혜택을 제공하는 예술·체육요원 제도에 대한 예술계의 생각은 '필요악'으로 요약된다. 형평성 문제나 부정적인 대중의 시선에는 공감하지만 해외 진출에는 꼭 필요한 장치라는 뜻이다. 군 복무가 아예 경력을 끊는 종목의 절박감이 특히 크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예술계의 특례는 병역법 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제도다.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1973년부터 도입됐다. 도입 초기에는 123개 음악 대회, 17개 무용대회, 8개 국내대회(국제대회가 없는 국악, 무용 등) 수상자로 범위가 넓었으나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점차 범위가 쪼그라들었다. 현재는 총 35개의 국내외 대회를 인정해 주고 있다.
예술계는 최소 국제대회 2위, 국내대회 1위의 수상 성과를 거둬야 하는 만큼 난이도는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특히 국제대회의 경우 쇼팽 피아노 콩쿠르, 반 클라이번 콩쿠르나 USA 국제 발레 콩쿠르 등 세계적인 무대가 포함되기 때문에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신예 음악가가 이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은 매우 어렵다.
국립예술단체 관계자는 "국제콩쿠르는 출전할 때부터 추천서와 서류심사·면접(영상 심사) 등 엄격한 조건을 거쳐야 해 매우 까다롭다"며 "일반적인 인식처럼 결코 아무에게나 막 퍼주는 수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내 대회도 우리나라의 문화 위상이 점차 높아지면서 각국의 유망주가 몰려들고 있기 때문에 입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경쟁이 심한 클래식 분야에서는 면제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많아도 5명을 넘지 않고, 아예 1~2명에 그칠 때도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예술요원으로 편입된 병역 면제자는 15명으로, 2024년(21명)보다 6명 줄어들었다.
병역혜택이 과도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데에는 예술계도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불거진 아시안게임 축구 선수들의 군 면제 관련 발언을 두고서도 '경솔하다'는 비판이 예술계에서도 잇따른다. 익명을 요구한 한 클래식 배급사 대표는 "군 문제에 의견을 얹는 것조차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대회 입상 난이도와 관계없이 '면제 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박탈감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종목에서는 특수성을 감안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무용의 경우 활동 기간이 길어야 20대 중후반을 넘기 어렵고, 20대 초반~중반이 전성기인 만큼 군 복무가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무 스포츠단이나 군악대 등 어느 정도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 체육·음악 분야와 다르게 경력이 사실상 끊기는 셈이다.

예술계는 군 입대 관련 제도를 일정 부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연극이나 국악(타악), 미술 등 병역특례 적용 대상이 아닌 분야에서 특히 목소리가 거세다. 면제 대신 입대 연기의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언급된다. 대중문화예술인(연예인, 가수 등)의 경우 문체부 장관 추천을 거쳐 만 30세까지 입영 연기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 등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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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오케스트라 관계자는 "유수의 해외 음악단 단원이 되거나 국제 무대에서 성과를 내는 젊은 한국 음악가들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며 "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병역특례 조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