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에 판소리·고양이가?…아이들까지 사로잡은 '발칙한 무대'

오진영 기자
2026.06.17 14:30
소리꾼 고영열이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발칙한 클래식'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 = 김창현 기자

"클래식 입문자나 아이들도 모두 재미있게 볼 수 있었어요. 판소리나 고양이 소리로 만든 노래도 흥미로웠습니다."

관객들은 웃으며 박수를 쳤고 무대에 선 음악가들은 적극적으로 환호를 유도했다. 대중음악 콘서트가 아니다. 지난 16일 저녁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머니투데이가 주최한 클래식 공연 '발칙한 콘서트 2'의 모습이다. 흥미롭고 도전적인 클래식을 주제로 전통적인 오케스트라부터 뮤지컬 넘버(삽입곡), 판소리와 고양이 이중창 등 파격적인 소재로 가득 채워졌다.

공연에는 수백여 명의 사람이 몰렸다. 아이들과 손을 잡고 온 가족부터 연인, 부모를 모시고 온 딸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기대감 섞인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공연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이거나 작게 노래를 따라 부르며 흥을 돋웠다. 높게만 느껴지던 클래식 음악의 문턱을 낮추고 몰입감을 높였다는 느낌을 줬다.

공연에서 돋보이는 음악적 특징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동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융합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알기 쉬운 해설이다. 라디오와 칼럼을 넘나들며 인기를 얻은 조은아 해설자가 공연 중간마다 흥미로운 설명을 던지며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재치 넘치는 말들이 던져지면 관객들은 연주자에 못지않은 박수를 보내며 화답했다.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소프라노 김형순이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발칙한 클래식'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 = 김창현 기자

공연의 주제인 '발칙함'은 다양한 장르의 융합으로 완성됐다. 코리아쿱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전주곡과 서곡부터 피아니스트의 랩소디(광시곡), '피가로의 결혼'이나 '카르멘'과 같은 오페라 등 클래식의 단골 공연을 밑반찬으로 고양이 이중창, 판소리, 발레까지 다양한 장르가 '발칙하게' 펼쳐졌다. 어느 한 장르를 깊이 파고든다기보다는 여러 장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클래식 뷔페'를 연상시켰다.

흥미로운 공연이 많아 지루함을 느끼기 쉬운 아이들의 몰입도도 높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양이 소리인 '미야옹'으로 채운 조아키노 로시니의 '고양이 이중창'이 백미였다.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음이 약간 낮은 소프라노) 2명의 성악가가 번갈아 고양이 소리를 내는 모습은 코믹 연극을 연상시켰다. 난처한 듯 두 고양이를 번갈아 다독이는 지휘자의 연기도 매력적이다.

소리꾼 고영열이 등장해 부른 '사랑가'(춘향가)와 신뱃노래 등 판소리는 여느 공연과 궤를 달리하는 특징이 느껴졌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가락에 서양 오케스트라의 합주가 더해지자 웅장하면서도 구성진 음악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조은아 해설은 "어떤 측면에서는 가장 발칙한 시도"라며 "반드시 서양의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오래 우리 곁에 있는 것이라는 클래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은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발칙한 클래식'에서 해설을 하고 있다. / 사진 = 김창현 기자

이 같은 발칙함은 공연을 떠받치는 서양 클래식의 탄탄함에서 왔다. 코리아쿱 오케스트라는 드뷔시나 모차르트 등 거장부터 뮤지컬을 상징하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 뉴욕 재즈의 마스코트인 조지 거슈윈 등 다양한 음악가들의 곡을 탄탄하게 소화했다. 국제 무대에서도 주목받는 지휘자인 차웅과 김진추(바리톤), 김정미(메조소프라노), 김형순(소프라노) 등 쟁쟁한 우리 음악가들이 총출동한 결과다.

관람객들은 편한 클래식 무대가 늘어나기를 바란다며 입을 모았다. 8살 아이를 데리고 온 정모씨(45)는 "아이가 처음으로 본 클래식인데 의외로 집중도가 높아 놀랐다"며 누구든 편하게 볼 수 있는 이런 공연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유모씨(63)는 "판소리가 클래식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며 "오늘 공연을 계기로 클래식 관람을 늘릴 계획"이라고 웃었다.

피아니스트 정지원이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발칙한 클래식'에서 아름다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 = 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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