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협영화의 거장이자 81세 현역감독인 원화평(위안허핑) 감독이 한국 영화제(부천판타스틱 영화제)를 찾아 "영화를 한다는 건 나이 제한이 없는 일로 할 수 있을 때까지 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인 '표인: 풍기대막'을 연출한 위안 감독은 이날 경기도 부천시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좋은 액션영화란 오래 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위안 감독은 1960년대부터 홍콩 무협영화에서 무술감독과 주조연을 오가다 1978년 자신이 감독한 영화 '취권'으로 대박을 쳤다.
황비홍과 태극권 시리즈 등의 연출을 맡았던 위안 감독은 할리우드로도 활동영역을 넓혀 매트릭스와 와호장룡, '킬빌'의 무술지도 등을 맡았다. 매트릭스에서 허리를 뒤로 젖혀 총알을 피하는 장면이나 대나무숲을 배경으로 현란한 칼싸움을 벌이는 씬 등도 위안 감독이 무술지도를 맡았던 작품의 시그니처 장면으로 꼽힌다.
60년 이상의 영화계 연출이력을 가진 그는 성룡, 이연걸, 견자단 등 중국 무협 영화의 대표작들과 모두 함께 작품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위안 감독은 "성룡은 시각적으로 화려한 동작을 선호하고 어려우면서도 코믹스러운 동작을 선호했다"며 "이연걸은 중국 정통 무술 배경이 있어 제대로 된 동작을 좋아했다"고 평가했다. 이연걸은 이번에 위안 감독이 부천 영화제 개막작으로 들고 온 신작 '표인: 풍기대막'의 주연으로도 출연했다. 엽문 외전 등을 함께 한 견자단에 대해서는 '모던한 동작에 어울리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한국 영화와의 인연에 대해 그는 "한국 영화계가 잘 돼 있고, 좋은 액션배우도 많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취권에 한국 액션배우인 황정리를 출연시켜 화려한 발차기를 선보이도록 연출했던 적이 있는데 이날도 "(이름은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데) 발차기가 뛰어났던 배우가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위안 감독은 좋아하는 배우로는 이병헌을 언급하며 며 "가능하다면 앞으로 한국 영화인들과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컴퓨터그래픽(CG)과 인공지능(AI)이 영화에 많이 쓰이는 것에 대해 "실제 배우들이 연기해 촬영하는 것에 비해 결과물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CG를 최대한 덜 쓰고 실제 무술장면을 많이 넣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고도 소개했다.
그는 "AI는 많이 발전했지만 사람의 손으로 하는 것을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3∼4년 후 (기술이) 더 발전하고 제 성에 찬다면 AI 활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안 감독의 자신이 영화계에 오래 생존하는 비결에 대해 "좋은 대본을 얻어 사전 작업을 철저히 준비해 둬야 한다"며 "적은 예산으로 연출해 큰 수익을 못 내더라도 (계속) 도전하면 더 큰 작품 연출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