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도 비싼데 청소도 내가 하라고?...'관광 특수' 비껴간 펜션

오진영 기자
2026.08.12 16:34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사진 = 게티이미지

올해 상반기 역대급 관광 성적표를 받아들며 숙박업 실적도 덩달아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펜션만 부진을 면치 못한다. 부정적 이미지와 불편한 인프라 등으로 '관광 특수'를 노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형태와 운영 방식의 대폭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호텔과 모텔, 공유숙박 등 대부분의 숙박업 수익성이 개선됐다. 야놀자리서치가 지난달 발표한 숙박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펜션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ADR(객실단가)과 OCC(객실 점유율)가 상승했다. 특히 5성급 호텔(32.2% )와 리조트(20.7%) 등 고가 숙박의 객실당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주도했다.

펜션은 침체된 분위기다. 유일하게 ADR이 1.6% 감소했으며, '펜션 1번지' 강원은 ADR과 OCC가 모두 쪼그라들었다. 투숙객에게 청소를 강제하는 등의 불편함 등이 부정적 영향을 주며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강원도 홍천의 한 펜션 업주는 "부정적 뉴스가 잇따르며 투숙객들이 꾸준히 줄어들었다"며 "연휴나 성수기에도 수요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증가 중인 외국인의 수요를 거의 흡수하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한국관광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은 1071만여명으로 역대 최다지만, 대부분이 공유숙박이나 호텔·모텔에 집중됐다. 펜션의 상당수는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언어·소비 등 기본 인프라도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의 선호도가 낮은 숙박 형태다.

/그래픽 = 김현정 디자인기자

국내 관광객의 수요도 감소 중이다. 서비스에 비해 비싼 요금을 부과한다는 인식이 탓이다. 에어비앤비가 3월 국내 관광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숙박 시 '시설 대비 비싼 요금'(54.1%)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숙박 플랫폼 관계자는 "펜션은 비성수기에도 10만원은 훌쩍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 돈을 내느니 차라리 해외여행으로 눈을 돌리겠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광업계는 펜션이 좀 더 많은 관광객을 받을 수 있게 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여행으로 일정 부분 전환되고 있고, 하반기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 중이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의 숙박 수용력은 부족하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의 숙박시설은 2만8254곳인데 9만곳 이상이 운영 중인 일본(지난해 기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가장 서둘러야 하는 것은 이미지 개선이다.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고 국내 관광객들의 투숙을 먼저 늘려야 매출을 키우고 교통·서비스 등 인프라를 강화할 수 있다. '청소 후 퇴실'이나 '추가 비용 강제' 등 부담을 키우는 옵션도 줄여야 한다.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숙박업소 중 펜션 점유율이 2017년 25%에서 지난해 18% 감소한 것을 놓고 수요 분산과 비용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펜션은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숙박 형태라는 장점이 있지만 지나친 비용 부과와 낮은 서비스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숙박 수용력 확대가 '40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에 꼭 필요한 만큼 펜션의 질 개선에 업계 전체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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