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12일 7대 SEED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은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성장 동력 확보 작업을 본격 시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6월 내놓은 반도체·피지컬AI(인공지능)·AI DC(디지털센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저성장 기조에 묶힌 대한민국을 치료하기 위한 '단기' 처방전이었다면 이번 7대 SEED 프로젝트는 저성장병에서 회복한 이후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장기' 체질개선 처방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7대 SEED 프로젝트는 △'미래 청정에너지 씨앗' △'차세대 프론티어 씨앗' △'첨단소재·광물 씨앗' 등 3대 분야로 나누고 각 분야에 맞는 7개 세부 과제를 담아냈다.
정부가 7개 씨앗을 고른 배경에는 현재 국가적 역량을 쏟고 있는 반도체나 AI, 데이터센터 같은 산업분야만으로는 당장의 저성장 기조를 극복할 순 있어도 10~20년 후 성장 동력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앞서 정부는 올해 6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800조원 등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포함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한국을 AI·첨단 제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다. 우리나라 제조업이 강점을 보이는 3대 분야에 초격차를 만들어 1%대 성장률에 머물고 있는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7대 SEED 프로젝트는 3대 메가 프로젝트 이후 장기 성장 전략을 마련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 참석해 3대 메가 프로젝트와 7개 SEED 프로젝트를 '로보트 태권V'를 움직이는 첨단 기술에 비유해 "7대 SEED 프로젝트는 우리가 상상하고 꿈꿨던 태권V가 현실을 넘어 완성형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첨단 기술의 집합체"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 측은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현재의 주력산업 초격차만으로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10~20년 이후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지금부터 첨단기술의 씨앗을 뿌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육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7대 SEED 프로젝트의 구성 역시 장기적 산업 성장을 위한 토양 마련과 차세대 성장을 이끌 신산업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전력 대응 전략을 담은 '미래 청정에너지 씨앗'은 △SMR(소형모듈원자로) △핵융합 △한계돌파형 재생에너지 등 3개 씨앗으로 구성됐다.
AI DC 등으로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양질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필수다. 아울러 탄소감축 등 국제적인 규제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화석에너지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중심 이동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아온 SMR을 상용화하는 한편, 태양광·수소·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와의 조화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 기반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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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광물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첨단 소재의 공급망도 미래 성장 동력을 좌우하는 분야 중 하나다. 희토류 수출 제한과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 이전 무역 분쟁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공급망은 이미 국제적 안보의 영역에 들어왔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중론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분야에서 안정적인 생산활동을 이어가고 수출 등 경제를 지속적으로 키우기 위해선 첨단산업용 소재, 희소자원을 대체하거나 저감할 수 있는기술이 필요하고 광물 안보망을 확보해야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3대 메가 프로텍트와 차세대 핵심기술도 핵심 광물과 소재·부품·장비가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모래 위에 쌓은 성에 불과하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자국우선주의 시대에 첨단 공급망 생태계는 국가안보 핵심으로 부상했다"며 "우리나라는 뛰어난 최종재 제조역량에 대비해 공급망의 허리는 빈약하다. △국가생존 필수품목 △국내생산 불가품목 △역량강화 필요품목을 구분해 전략적인 '첨단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에너지와 공급망 등 토대 위에 인류의 한계를 돌파하는 기술 즉 '차세대 프론티어'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2029년 100큐비트급 국산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2035년 양자칩 제조 역량 1위로 도약하는 양자 SEED △2030년 달 착륙, 2035년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등 우주·항공 SEED △2030년 AI바이오 인프라 구축, 2035년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제품 상용화 등 첨단 바이오 SEED 등 프로젝트를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