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야권의 '자진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직무정지'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와 관련 "이 총리가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5일 법제처에 따르면, 대한민국헌법 제65조에는 법률에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에 국회는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탄핵소추 대상은 대통령을 포함해 국무총리, 국무위원, 행정각부의 장·헌법재판소장, 감사원장 등이 포함된다.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는 '직무정지'는 65조 3항에 명시된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는 조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정지가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04년 3월 당시 한나라당이 주도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직무가 정지돼 고건총리가 그 권한을 대행했다. 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돼 같은 해 5월14일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탄핵소추를 위해서는 국회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며, 그 의결은 국회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단,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한다.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되는 것에 그치지만 이에 의한 민사상 또는 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검찰이 숨진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의 '통화기록(3000만원을 건넸다)'을 근거로 이완구 총리를 조사해 정치자금법 및 선거법 위반 등을 입증할 경우, 국회는 이를 토대로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도 있지만 여야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황에서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일부에서는 국가공무원법에 나와있는 '직위해제' 조항(제73조 3항)을 근거로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혼란 방지를 위해 검찰수사 종료때까지 이완구 총리를 직위해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 조항은 직업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정무직공무원, 특수경력직공무원(별정직 등)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당분간 이 총리를 둘러싼 '사퇴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물론 이재오 최고위원 등 새누리당 일부 중진의원들도 이 총리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총리는 지난 14일 대정부질문 답변을 통해 "만약 제가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는 초강경 발언으로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성완종 전 회장의 메모와 녹취파일로 야기된 이번 사태의 파장이 더 확대될 경우, 국민들의 정치권 불신은 물론 박근혜 정부의 공멸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청와대가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총리의 '버티기'가 계속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