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사상 첫 '혁신지표' 도입

세종=정혜윤 기자
2015.08.03 03:18

정부, 에너지공기업에 불리하게 적용됐던 '수익보정계수' 조항도 올해부터 삭제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2015년도 실적)에 '혁신지표'(가칭)를 도입한다. 각 공공기관이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 등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서다. 또 에너지 공기업들에게 불리했던 '수익조정계수'(각 발전기별 수익을 한국전력공사와 발전사가 나눠가지는 비율) 적용 조항은 내년 평가부터 삭제키로 했다. 임금피크제 이행여부도 평가항목에 들어갈 예정이다.

2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한전 등 116개(공기업 30개, 준정부기관 86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영평가에 비계량 평가인 '혁신지표'를 내년부터 도입한다.

정성평가인 혁신지표가 평가 항목에 도입되면 전체 경영평가의 무게 중심이 계량(정량)평가에서 비계량평가 쪽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현재는 객관적 지표 위주의 평가인 계량 평가가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비계량 평가인데 평가 시스템의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혁신지표는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제공된 서비스 △기관별 추가 창출 일자리 △해당 조직의 미래 매출을 올리는 중장기적인 사업 등 구체적인 평가 요소를 기준으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테면 한국마사회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렛츠런CCC(문화공감센터)'와 같은 사업이다. 마사회는 경마 경기가 열리는 금요일과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 마권 장외 발매소(화상경마장)를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각 지역민 수요에 맞춰 승마교실, 노래교실 등을 무료(승마 제외)로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마사회 매출 이익에 당장 도움이 되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지역 주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불어 문화센터를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었다.

정부는 이처럼 당장 기관 경영엔 도움이 안되지만,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조직의 잠재 가능성을 높이는 사업들을 장려토록 평가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과 공기업은 순전히 효율성만 따져 운영할 수 없다"며 "지금 눈에 띄는 성과가 없지만 이런 사례들은 분명 좋은 경영혁신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또 내년 평가부터 '전기요금 수익조정계수' 보정 조항을 평가지표에서 빼기로 했다. 이 조항 때문에 한국중부발전 등 발전자회사들이 올해 평가때 불리한 점수를 받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매년 조정되는 수익조정계수는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수익 배분비율로 지난 2011년부터 평가에 도입됐다.

현행 규정상 비교 대상인 직전연도 실적에 당해 보정된 계수를 똑같이 반영하기 때문에 당해 실적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수익이 똑같이 발생해도 조정계수 차이로 발전사들의 실적은 차이가 난다. 실제 지난해 수익조정계수를 2013년도 발전사 재무제표에 그대로 적용해 보정한 탓에 발전사 실적은 형편없이 쪼그라들었다.

올해 평가(2014년 실적)에서도 발전회사들은 C~E등급을 받는 등 모두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갈 때 낮은 가격으로 사가면 한전의 수익성은 높아지는 반면 발전사들의 수익성은 낮아지는데 이같은 경우 조정계수를 높여 발전사와 한전의 균형을 맞추게 된다.

지난해 전력수급 안정으로 시장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전년에 비해 하락한 반면 전기요금 수익조정계수는 높아져 생산성 향상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정부는 이에 내년부터 이 조항을 없애기로 했다. 앞으로 발전5사는 전년도 실적과 올해 실적을 수익조정계수로 보정하지 않고 단순 비교하면 된다. 발전사 관계자는 "발전사들이 수익조정계수 때문에 지난해 실적이 향상됐음에도 최하 등급을 받았다"며 "이런 족쇄가 빠지면 올해 평가는 작년보다 분명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에 정부는 경영 평가 항목에 정부 중점 과제인 '임금피크제'를 별도 추가할 예정이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임피제 도입을 공공기관, 공기업이 선도하길 바란다"며 "단시일 내 쉽진 않겠지만 평가 항목으로 도입하면서 사회 전반에 긍정적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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