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주택용 계절·시간대별 차등부과 시동

세종=권혜민 기자
2019.09.22 12:44

23일부터 전국 2048가구 대상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실증사업 실시…소비자 전기사용 패턴 분석해 제도 수용가능성 검토

6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지역사업소에서 직원들이 가정으로 배부될 지난 7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분류하고 있다. 2018.8.6/사진=뉴스1

주택용 전기요금에도 산업용, 상업용처럼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다른 요금기준을 적용하는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지난 7월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누진제를 손질한 데 이은 전기요금 체계 개편 '2라운드' 성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한국전력공사는 오는 23일부터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실증사업을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계시별 요금제는 계절별(하계·동계·춘추계), 시간대별(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 시간대)로 구분해 서로 다른 전기요금을 적용하는 제도다. 전기 수요가 특정 계절과 시간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고, 소비자 선택권을 늘릴 수 있어 미국·영국·프랑스 등 주요국은 이미 주택용 전기요금 책정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현재 산업·일반용 전기에 대해선 누진제 없이 △용량별(갑Ⅰ·갑Ⅱ·을) △전압별(고압A·고압B·고압C·저압) △계절별(하계·동계·춘추계) △시간별(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 요금기준을 차등 적용한다. 하지만 주택용 전기요금에는 계시별 요금제가 도입돼 있지 않다. 사용 계절과 시간대와 상관 없이 3단계 누진구간을 설정해 많이 쓰면 쓸 수록 요금부담이 늘어난다.

정부와 한전은 '누진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계시별 요금제가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도입을 고민해 왔다. 전기요금 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계시별 요금제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도 여러 차례 밝힌 상황이다.

에너지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계시별 요금제 도입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전도 지난 7월1일 공시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전기요금 체계 전면 개편을 추진하겠다"며 누진제 폐지와 계시별 요금제 등 선택적 전기요금제 시행 등을 거론했다.

시범사업 대상은 서울, 경기, 인천, 대전, 충남, 광주, 경북 등 7개 지역 2048가구다. 스마트 계량기(AMI)가 보급된 아파트단지 중 한전에 참여를 신청한 가구를 선정했다. 계시별 요금제 적용을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전력소비량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전력계량(AMI)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요금제는 일반형과 집중형 두 가지로 구성했다. 일반형의 경우 최대부하 요금적용 시간대가 여름철 4시간(오후 1~5시), 겨울철 3시간(오전 9~12시)에 적용된다. 집중형은 여름철 2시간(오후 3~5시), 겨울철 2시간(오전 9~11시)을 최대부하 시간대로 설정했다.

두 유형 모두 경부하 시간대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나머지 시간대는 중간부하 요금이 적용된다. 계절 구분은 △하계(6~8월) △동계(11~2월) △춘추계(3~5월, 9~10월)로 설정했다.

일반형의 경우 경부하 요금 대비 최대부하 요금을 여름철 2.3배, 겨울철 1.7배로 구성했다. 여름철 경부하 시간에는 82원/㎾h, 최대부하 시간엔 188원/㎾h이 각각 적용되는 식이다. 집중형은 경부하 요금 대비 최대부하 요금이 여름철 4.3배, 겨울철 2.7배로 책정됐다.

정부와 한전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할 경우 소비자의 시간대별 전기사용 패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특히 소득, 가구원수, 사용가전기기 등 소비자 그룹 특성별로 사용 패턴을 분석해 소비자의 계시별 요금제 수용 가능성이 있는지 검토하기로 했다.

실증대상 가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파워플래너)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력사용량, 계시별 요금정보, 기존 누진제 요금과의 비교, 전기소비패턴 등 소비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요금은 가상으로 적용해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했을 때 요금이 기존 누진제 요금보다 낮을 경우에만 요금 차이만큼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누진제 요금보다 높은 요금이 산출될 경우 누진제 요금을 적용한다.

한전 관계자는 "시범사업 결과를 활용해 1인 가구 증가 등 가구유형의 변화, 가전기기 사용에 따른 전기수요 변화 등을 반영한 다양한 요금제를 마련하겠다"며 "소비자들에게 요금 선택권을 보다 확대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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